연준 추가 긴축 가능성 부각... 비트코인 6만4000달러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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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신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재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색채를 드러내며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으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1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었던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4연속 동결 이면에 숨겨진 ‘매파 점도표’… 위원 절반 “올해 금리 올린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마친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과 3월, 4월에 이은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정책결정문을 통해 연준은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제는 금리 동결 여부가 아닌 정책 위원들의 미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였다.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이 기존 3.4%에서 3.8%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FOMC 위원 중 절반 이상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이를 두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매우 유력해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매파적 기조로 마무리되자 미국 국채 수익률은 즉각 급등했고,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전반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비트코인 6만 4천 달러 선 붕괴 조짐… 알트코인은 집계 이래 ‘최악의 수요 둔화’
금리 인상 리스크가 부각되자 비트코인은 열흘 만에 다다랐던 6만 7,000달러 선에서 미끄러졌다. 18일 오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8%가량 떨어진 6만 4,000달러 중반대에 거래 중이며, 국내 거래소(빗썸) 기준으로는 9,697만 원 선을 기록했다. 해외보다 국내 시세가 더 낮게 형성되는 ‘역(逆) 김치프리미엄(-1.72%)’ 현상도 포착됐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거센 찬바람을 맞고 있다. 이더리움이 1,735달러선으로 주저앉은 것을 비롯해 솔라나, 리플(XRP), 에이다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장의 누적 현물 순매수 규모는 -2,660억 달러(약 368조 원)까지 쪼그라들며 2020년 집계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 역시 22점에 그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단계로 진입했다.
코인 거래소선 매일 10조 원 ‘전통 자산’ 거래… 국내 블록체인 투자는 2.7조 원 ‘훈풍’
자산 가격 하락세와는 별개로 가상자산 생태계 내부의 지각변동은 가속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단일 가상자산 플랫폼 내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산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강점에 주목하면서, 코인 거래소 내 전통 금융상품(금·주식·원유) 무기한 선물 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통 상품 무기한 선물 거래대금은 1,06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62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에도 일평균 69억 달러가 거래되는 등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바이낸스 등이 주도하는 이 시장은 초기엔 금 선물이 이끌었으나 중동 리스크 국면에서는 원유, 최근 글로벌 증시 호황기에는 주식 선물 거래가 거래량을 주도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국내 코인 시장의 한파 속에서도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에 대한 자본 유입은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출범 1년간 국내 블록체인 기반 기업들이 유치한 피투자 금액을 집계한 결과 총 2조 7,569억 원에 달했다.
이 중 80%에 달하는 2조 2,139억 원이 금융사들의 두나무 지분 투자에 집중됐으며, 코인원(1,600억 원), 코빗(1,334억 원), 고팍스(600억 원)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투자금을 대거 흡수했다. 투자 유치 규모가 2024년 139억 원, 2025년 919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가상자산 인프라에 대한 기관들의 장기적 베팅이 본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연준의 매파적 금리 전망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면서도 “전통 자산의 코인 생태계 흡수와 기관들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무조건적인 비관론보다는 철저한 분할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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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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