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메리 프로젝트, 실제로 가능할까?

12광년 떨어진 별로 떠나

작품 속 헤일메리 호는 언제쯤 구현할 수 있을까?


3, SF영화 한 편이 개봉됐다. 마션저자로 이름이 알려진 앤디 위어의 소설,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을 서서히 잠식하는 미지의 미생물로 인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하고 과학자 한 명이 홀로 우주선에 실려 12광년 떨어진 별을 향해 떠나는 이야기다. 기억을 잃은 채 우주에서 깨어나는 장면, 예상치 못한 우주 친구와의 만남까지소설 독자부터,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설레게 만든다. 그런데 작품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저 우주선, 실제로 만들 수 있을까?

사진 1.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등장하는 헤일메리 호는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12광년 떨어진 타우 세티로 향한다. ⓒ소니픽쳐스코리아, 프로젝트 헤일메리 티저 예고편 캡처

12광년, 얼마나 먼 거리일까?

우주의 거리는 인간에게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비교군이 필요하다. 인류가 만든 우주선 중 태양계를 벗어난 유일한 탐사선, 보이저 1. 1977년에 발사된 이 탐사선은 지금도 시속 61,000로 날아가고 있다. 이 속도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20초면 주파하는 속도다. 그런데 이 속도로 날아가도 가장 가까운 별,알파 센타우리(4.3광년 거리)까지 가려면 약 7만 년이 걸린다.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시간과 맞먹는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목적지, 타우 세티는 약 12광년으로 알파 센타우리보다 훨씬 더 멀다. 보이저의 속도로 간다면 20만 년은 족히 걸린다. 즉 지금 기술로는 출발조차 무의미한 것이다.

 

2025년 현재 과학자들이 현실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빛의 속도의 10분의 1, 초속 약 3정도다.이 속도면 알파 센타우리까지 43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적어도 한 세대 안에 결과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 속도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우리 인류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화학 연료 로켓으로 다른 별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지금껏 인류가 우주로 향하는 방식은 무언가를 태워서, 그 폭발력으로 나아가는 방식단 하나였다. 아폴로도, 보이저도, 한국에서 쏘아 올린 누리호 역시 같은 원리다. 발사 순간의 불꽃은 장관이지만, 이 방식으로 낼 수 있는 속도는 빛 속도의 0.1%에도 못 미친다. 한 마디로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뉴욕까지 가겠다고 나서는 격이나 다름없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기존의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사진 2. 지금껏 발사된 탐사선들은 화학 연료를 태운 후 그 폭발력을 이용한다. ⓒShutterstock

핵융합 엔진, 가능성과 현실 사이

첫 번째 후보는 바로핵융합이다. 수소 원자들이 뭉쳐 헬륨이 될 때 질량의 일부가 에너지로 전환된다. 그 에너지의 밀도는 화학 반응과 차원이 다르다.만약 핵융합 엔진이 실현된다면 이론상 광속의 10% 속도를 낼 수 있다.이에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등장하는 헤일메리호 역시 핵융합 엔진을 사용한다고 묘사된다.

 

사진 3. 현실적으로 광속의 10%에 달하는 속력을 내기 위해선 핵융합 발전기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소형화 및 상용화가 어려운 시점이다. ⓒShutterstock

 

문제는 핵융합을 제어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선 온도가 1를 넘어야 한다. 다만 그 불덩이를 담을 그릇이 존재하진 않으니,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둬야만 한다. 인류는 수십 년간 수조 원을 쏟아부어 2022년에서야 핵융합 발전, 즉 넣은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상태에 다다랐다. 그런 가운데, 지구에서 핵융합 발전소를 돌리기도 어려운데, 우주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가장 유망한 후보지만, 동시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기술이다.

빛으로 밀어내는 우주 돛단배

두 번째 후보는 연료도, 엔진도 없이 날아가는 우주선이다. 공상 과학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다. 빛은 질량이 없지만 운동량이 있다. 따라서 물체의 표면에 닿으면 아주 미세한 압력을 가한다. 빛의 압력을 추진력으로 쓰는 것이 레이저 돛, 일명 라이트세일(Lightsail)’의 원리다. 바람 대신 빛을 이용해 달리는 돛단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실제로 라이트세일을 이용해 우주로 향한 탐사선들이 존재한다. 2019년 미국의 비영리단체 행성협회에선 32짜리 초박막 돛을 지구 궤도에서 펼친 후, 태양 빛의 압력만으로 조금씩 고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일본 JAXA의 이카로스 탐사선 역시 같은 원리로 금성을 향해 항해했다.

 

다만 태양 빛만으로 다른 별에 다다르기엔 너무나도 느리다. 광원에서 멀어질수록 빛의 세기가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바로 지상에서 강력한 레이저를 쏴 돛을 밀어내는 것이다. 2016년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러시아계 투자자 유리 밀너가 1억 달러를 들여 시작한스타샷 프로젝트(Breakthrough Starshot project)’가 바로 이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프로젝트의 목표는 수 그램짜리 초소형 탐사선을 수십 분 만에 광속의 20%까지 가속해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는 것이다.이 속도라면 약 20년 후에는 알파 센타우리에 다다를 수 있다.

사진 4. 스타샷 프로젝트는 연료 대신 빛의 압력을 이용해 탐사선을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려 한다. ⓒflickr keving gill

 

물론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강력한 레이저가 쏟아지는 동안 돛이 녹지 않아야 하고, 돛의 위치가 빔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수천 거리에서도 레이저를 한 점에 집중시키는 기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탑재 무게가 수 그램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유인 우주선에 적용하긴 어렵다. 이에 스타샷 프로젝트도 20259월부터 무기한 보류 상태다.

 

작품 속 헤일메리 호는 언제쯤 구현할 수 있을까?

근시일 내에는 헤일메리호를 구현하기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핵융합 엔진은 아직 지구에서도 완성되지 않았고, 레이저 돛은 이번 세기 안에 손가락만 한 탐사선을 다른 별 근처로 보내는 게 목표다., 사람을 태워 12광년 떨어진 곳에 보내는 것은 훨씬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의 역사는 늘 그런 식으로 흘러왔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처음 하늘을 날았을 때, 그 비행시간은 고작 12초였다. 그로부터 66년 뒤, 인류는 달에 발을 디뎠다. NASA2069년 즉, 아폴로 11호 달 착륙 100주년까지 광속의 10%에 달하는 속도를 낼 수 있는 항성 간 탐사선을 발사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며 눈이 커졌다면, 그 설렘이야말로 인류를 별로 이끄는 진짜 연료일지 모른다. 헤일메리 호가 타우 세티를 향해 날아오르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그 여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용어 풀이]

1) 빛의 속도(광속) :진공 상태에서 빛이 이동하는 속도로, 초당299,792.458 km에 달한다.

2) 알파 센타우리 :태양계에서 4.37광년 떨어진 항성계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이기에 영화나 소설의 외계 행성의 모델로도 많이 등장한다.

[참고자료]

Starshot(https://breakthroughinitiatives.org/initiative/3)

 

: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작성 2026.06.18 09:26 수정 2026.06.18 09:26

RSS피드 기사제공처 : 개미신문 / 등록기자: 김태봉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ai365news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좋은사람 #행복나눔 #사랑나눔..
AI 매칭엔진 도입 2026 충청권 ICT 취업박람회 개최
국회 조형물 거장 정보원 작가, 50년 베일 벗는다...성북서 역대급 전..
반도체 끝났다고? 모건스탠리가 폭로한 하반기 주식 대이동 시그널
'제2회 전국 우리소리 경창대회' 종로에서 화려한 개막
자연의 모든 것이 대립과 조화로 움직인다고 보았기때문. 짝수는 균형과 안..
보양식을 먹어야 하는 날~。#jejuolletrail #ssicho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경작 사후조사 착수 | 부동산 투기 철퇴 ..
단 하나의 빛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선한영향력 #CCBS #칭찬위원연합회..
당 고종이 신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군사정보를 신라 문무왕에게 급히 알리..
허동보의 일히일비(19) - 가려 먹는다고 큰 일이 나진 않아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사랑이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순간 #사랑나눔축제 #칭찬위원연합회 #사랑으..
매듭은 지었지만, 자리는 지킵니다 | 계약해제 수용하라, 현대건설 결단하..
결단이 곧 계약해제 수용입니다 | 현대건설 결단하라, 계약해제 수용하라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ssicho
광교신도시 A17블록 지분적립형 아파트 청년·신생아 특별공급 전격 신설
칭찬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칭찬합시다 #사랑나눔축제 #칭..
카보베르데의 꿈! 인구60만, 작은섬나라!
창덕궁 후뭔에 있는 관람정, 존덕정이나 승재정 방향에서 보면 두 발로 물..
반야탕(般若湯)。낙조가 아름다운 도비산에서 바라보는 천수만, 오랫만에 올..
2026 용인 생활관광 미션투어 스탬프 투어: 여행하고 온누리상품권·투어..
좋은 사람 한 명이 세상을 바꿉니다 #사랑나눔축제 #선한영향력 #칭찬위원..
현대차그룹, 영남에 42조 폭탄 투하 AI 모빌리티 우주 에너지 선점 나..
삼성, 60조 폭탄투자로 영남을 '피지컬 AI 거점' 삼아 20만 일자리..
유튜브 NEWS 더보기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

캔바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l Canva 팝업 행사 디자인 과정 공개

내면의 깊은 성찰과 거룩한 감사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