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넘어 초대형 액화석유가스운반선(VLGC)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해양플랜트 발주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가스 운반선 46척 가운데 37척을 수주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로 환산하면 약 80% 수준이다. 이는 LNG 운반선뿐 아니라 LPG 및 암모니아 운반선 분야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VLGC 10척을 포함한 총 1조7768억 원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액화가스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탑재한 고사양 선박이다. VLGC는 LPG를 영하 40도 안팎의 환경에서 액화 상태로 운반하는 선박으로, 미국산 LPG 수출 증가와 글로벌 에너지 교역 확대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친환경 연료 운송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정제한 뒤 액화해 저장 및 선적까지 수행하는 복합 해양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세계 시장에서 발주된 주요 FLNG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를 수주하며 글로벌 선두권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예정된 후속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따라 수주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한국의 수주량 역시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44%를 기록하며 47%를 차지한 중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선박 건조 척수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LNG·LP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선별 수주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2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기대된다. 고수익 선종 비중 확대와 생산성 향상 효과가 실적 개선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암모니아, 메탄올, LNG 등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 중심의 발주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