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일 전쟁, '레바논'이 흔든 미·이 협상 - 트럼프의 베이루트 멈춤 명령, 갈리바프의 청구서 한 줄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헤즈볼라·이스라엘 적대 중단 합의 vs. 티레의 폭격은 그대로

95일째 흔들리는 미·이 협상 - 갈리바프의 한 줄 트윗이 베이루트를 멈추게 한 사연

트럼프의 긴급 전화, 네타냐후·헤즈볼라를 동시에 멈춰 세우다 - 그러나 티레의 폭격은 그대로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지구촌의 시선이 다시 좁은 한 줄의 국경으로 쏠렸다. 미국과 이란이 88일 인터넷 차단 끝의 휴전 협상을 가까스로 이어가던 95일차, 한 통의 X 게시글이 모든 것을 흔들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고, 그 청구서는 반드시 돌아온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의 한 줄이었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남부 외곽으로 폭격을 명령한 직후, 테헤란은 협상 일시 중단을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전화를 들었다. 좁은 리타니 강 양안의 총성이 어떻게 워싱턴과 테헤란의 협상 테이블을 단숨에 흔드는가. 95일째 이어진 이 전쟁의 가장 위험한 분기점이,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좁은 강 하나가 흔든 거대한 협상

 

이번 위기의 도화선은 좁은 리타니 강이다. 2026년 5월 31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 강을 건너 12세기 고성을 점령했고, 3월 이후 남부 레바논에서만 3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 진군이 멈추지 않고 베이루트 남부 외곽으로 향한다는 신호가 떨어진 6월 1일, 테헤란의 인내심도 같이 무너졌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는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전체에 적용된다"고 못 박았다. 휴전을 흔드는 행위는 곧 합의 전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며, 그 책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져야 한다는 통첩이었다.

 

이란 측 협상 책임자 갈리바프의 분노는 그보다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4월 13일부터 이어지는 미국의 이란 항만 해상 봉쇄와 이번 레바논 확전을 "미국의 휴전 위반에 대한 명백한 증거"로 규정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같은 날, 이란 협상팀이 "중재자를 통한 협상과 문자 메시지 교환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4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자레드 쿠슈너 고문과 마주 앉았던 협상 채널이, 95일째 밤 갑자기 침묵 속으로 잠긴 것이다.

 

트럼프의 전화 한 통, 베이루트를 멈추다

 

긴장이 임계점에 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수화기를 들었다. 그는 6월 1일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적대 행위 중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헤즈볼라 측 중재자들과 잇따라 통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네타냐후 사무실은 곧바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도시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면 베이루트 공격도 진행된다"라며 단서를 달았다. 남부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은 "계획대로" 지속한다는 입장도 함께 내놓았다.

 

워싱턴과 텔아비브의 균열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은 트럼프의 베이루트 남부 공격 중단 압박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필요하다면 미국의 압력을 거부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영국의 안보 분석가 안드레아스 크리에거(Andreas Krieg)는 "이스라엘이 일부 전술적 성과는 거뒀으나 전략적 성과는 미흡한 상황이라, 네타냐후가 미국이 밀어붙이는 휴전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려 조급해진 모습"이라 진단했다.

 

미국 의회 내부의 균열도 만만치 않았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쟁 장기화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유가 상승으로 미국인의 경제 부담을 키우고 있다"라며 트럼프의 전쟁 처리를 직격했다.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가자 지구에서 사용된 잔학한 전술이 레바논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라며 대(對)이스라엘 군사 원조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짧은 통화에서 "이란이 협상을 중단해도 괜찮다. 그들은 싸우는 것보다 협상하는 게 더 낫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답을 내놓았다.

 

티레의 잔해와 이슬라마바드의 침묵

 

같은 날 새벽 레바논 남부의 항구도시 티레(Tyre)에서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서 두 명의 부상자가 구조됐다. 헤즈볼라는 6월 1일 하루에만 41건의 작전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 진영과 공중 방어 시스템에 대한 로켓·드론 공격, 그리고 남부에서 진군하는 이스라엘군과의 매복·교전이 포함됐다. 헤즈볼라는 이 모든 행동이 "민간인에 대한 지속적 공격과 휴전 위반에 대한 대응"이라고 못 박았다.

 

협상 채널이 가동되던 이슬라마바드의 무대도 침묵에 잠겼다. 갈리바프는 같은 날 레바논 의회 의장 나비흐 베리(Nabih Berri)와의 통화에서 "지난 이틀간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 왔다. 만일 이 범죄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협상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시온주의 정권에 맞서 일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자지라 특파원 킴벌리 할켓(Kimberly Halkett)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은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진군이 결국 이란과의 협상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워싱턴의 낙관과 이스라엘의 강경 수사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서, 이 미약한 진전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작성 2026.06.03 01:00 수정 2026.06.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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