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71화 홀로이 걷는 어두운 길

외로움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야 할 과정

길 위의 가로등은 끝까지 비춰주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걸음을 내딛기에는 충분한 빛을 준다

나를 끝까지 데려다주지는 않지만, 다음 한 걸음을 비춰주는 존재들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고요한 밤의 시작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던 어느 밤, 길은 유난히 조용했다. 사람의 인기척도, 차량의 소리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었다. 익숙한 길이었지만 그날은 다르게 다가왔다. 혼자라는 사실이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길 위에 선 나

평소와 다르지 않은 거리였다. 그러나 발걸음을 옮길수록 길은 길게 늘어지는 듯했다. 발소리만이 따라오는 그 순간, 외로움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시로 남긴 순간

그날의 감정을 붙잡고자 한 편의 시로 남겼다.

 

홀로이 걷는 어두운 길 / 김기천

 

늦은 밤 불빛만 남은 거리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길 위에
나 혼자 서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텅 빈 소리가 따라온다
 

누군가 곁에 있었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길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길이 길게 늘어진다
 

외로움은 소리 없이 스며들어
발끝에서 마음까지 차오르고
그저 걷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잠시 멈춰
고개를 들었을 때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불빛들

 

나를 끝까지 데려다주지는 않지만
다음 한 걸음을 비춰주는 존재

 

그제야 알았다
인생도 이와 같다는 것을

 

누군가와 함께 걷지 못하는 날도 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홀로 지나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완전히 혼자인 길은 아니었다는 것을

 

희미하더라도 내 앞을 비추는
그것을 의지하며
나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외로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언젠가 이 길의 끝에 닿을 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내 길을 걷는다

 

외로움의 본질

외로움은 갑작스럽게 찾아오지 않는다. 조용히 스며들어 어느 순간 마음을 채운다. 그 감정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야 할 과정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더 또렷하게 마주하게 된다.

 

불빛이 주는 의미

길 위의 가로등은 끝까지 비춰주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걸음을 내딛기에는 충분한 빛을 준다. 삶도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제공한다.

 

혼자가 아닌 길

혼자 걷는 순간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완전히 혼자인 길은 아니다. 작은 빛, 지나온 기억, 스스로의 의지. 그 모든 것이 보이지 않게 함께하고 있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그 길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 감정 속에서도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가.

 

결국 남는 것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지 않는다.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그래서 분명하다. 외로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낼 수 있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5.12 10:04 수정 2026.05.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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