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칼럼] 중동전쟁 이후, 지금 휴전은 제대로 유지되고 있나

휴전 선언 다음 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폭격했다

휴전 선언 24시간 만에 182명 사망... 트럼프의 '2주 평화'는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나

이슬라마바드 회담 D-2, 쿠슈너·밴스 출격... 이 협상이 성공하면 세계가 바뀐다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2주간 휴전을 공식 선언한 바로 그 이튿날,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레바논 상공을 가득 메웠다. 최소 182명이 숨진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다. 그것은 '휴전이란 무엇인가'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충돌하는 언어가 실제 인명 피해로 귀결된 비극적 사건이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유조선이 사라졌고, 이슬라마바드에서는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고 있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이 위험한 회색지대에서 중동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왜, 어떻게 이 일이 벌어졌나

 

휴전 협정이 붕괴의 조짐을 보인 것은 협정문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이란은 레바논이 휴전 합의의 "분리할 수 없는 구성 요소"라고 주장한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온 파키스탄 역시 당초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과의 휴전이 레바논에 대한 군사 행동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전혀 다른 해석을 고수한다. 존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 충돌하는 인식에 대해 "정당한 오해가 있었다"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레바논에서 쏟아진 182구의 시신 앞에서 '오해'라는 단어는 너무나 가볍게 들린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강행한 배경에는 헤즈볼라를 향한 지속적인 군사 압박 의지가 자리한다. 이란의 대리 세력 중 가장 강력한 무장 조직인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논리는 일관된다. 이란과의 휴전이 그 위성 세력에 대한 작전권까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이, 누가 지금, 이 순간을 만들고 있나

 

공습은 하루가 지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에 따르면, 이튿날 아침에도 베이루트 일대에 여러 차례의 추가 공습이 이어졌고, 그중 한 차례의 공격만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 여러 구역에 대피령을 내리며 작전이 진행 중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란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란 준관영 통신사 파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한 대응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중단시켰다. 선박 추적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한다. 휴전 발효 이후 이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극히 드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조건으로 직접 명시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은 사실상 이행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한층 강경한 언어를 꺼냈다. "휴전 위반에는 명백한 대가와 강력한 대응이 따른다." 이것이 경고인지, 아니면 이미 실행 중인 조치에 대한 사후 선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 말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걸프 지역에서의 상황은 일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바레인이 지난 24시간 사이 드론 7대를 요격했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면, UAE를 포함한 나머지 걸프 국가들은 밤사이 추가적인 공격을 보고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휴전의 틀이 부분적으로나마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어디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경보가 울린 직후, 도시는 절규와 먼지 속에 잠겼다. 구조대원들이 잔해 사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는 동안 국제 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중재자를 자처했던 파키스탄은 레바논이 당연히 휴전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여러 국제기구와 인권 단체들이 민간인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외교의 시계는 이슬라마바드를 향해 돌아가고 있다. 이번 주말 파키스탄 수도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테이블이 열리는 그 순간에도 레바논 하늘에는 전투기가 날고 있었다.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미 경고를 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는다면 휴전 자체가 종료될 것이라고. 협상과 압박, 그 두 개의 언어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게 지금 중동의 현실이다.

 

그래서, 휴전은 살아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없다. 휴전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 걸프 해상에서는 숨을 고르고 있지만, 레바논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른다. 호르무즈는 막혀 있고, 이슬라마바드에서는 협상이 준비 중이다. 이 모순된 그림들이 동시에 사실이라는 것이 2026년 4월 중동의 초상이다.

 

근본 원인은 그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이란은 레바논과 예멘을 통한 영향력 전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틈에서 레바논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유조선 선원들이 해협 봉쇄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작성 2026.04.09 23:45 수정 2026.04.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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