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수혜자: 러시아의 전쟁 경제 좋아진다

중동 폭발에 러시아 금고가 열렸다…호르무즈 봉쇄가 만든 '11조 전쟁 보너스'의 실체

우랄 유 한 달 새 두 배 폭등, 크렘린이 웃는 이유…중동 위기와 러시아 전쟁 경제의 기묘한 공생

호르무즈가 막히자 세계가 러시아로 달려갔다…2026년 에너지 패권 지도의 충격적 재편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2026년 3월 발생한 중동 분쟁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에너지 수익을 얻게 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충당하며 경제적 활로를 찾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물류 마비와 이스라엘 내부의 군사적 한계 및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공포 속, 러시아 우랄유 한 달 새 두 배 폭등…월 85억 달러 '전쟁 보너스' 챙겨

 

중동의 포성이 모스크바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국제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사이, 서방의 제재망 아래 숨죽이고 있던 러시아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전쟁 금고를 채우고 있다. 지구 반대편 두 개의 전쟁이 '에너지'라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며, 세계 경제 질서를 뒤바꾸는 기묘한 방정식이 완성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러시아의 숨통을 틔우다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를 고사시키기 위한 정교한 제재망을 구축해왔다.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 상한선을 부과하고, 달러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는 전략이었다. 그 결과 한때 우랄(Ural) 유는 배럴당 45달러 안팎의 헐값에 거래되며 크렘린의 재정을 압박했다.

 

그러나 2026년 3월, 중동에서 날아온 지정학적 불씨 하나가 이 계산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현실화 조짐을 보이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길목에 전운이 감돌면서, 글로벌 시장은 공급 대안을 찾아 러시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월 배럴당 45달러 수준이었던 우랄 유는 3월 중순 90달러를 돌파하며 단 한 달 만에 정확히 두 배로 뛰어올랐다.

 

월 85억 달러, 전쟁이 만들어낸 '뜻밖의 배당금'

 

가격 폭등의 파급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러시아는 이 한 달 사이 약 8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수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50억 달러는 러시아 국가 예산에 직접 귀속되어 우크라이나 전선의 군수 보급을 떠받치는 자금으로 전용된다. 나머지 35억 달러는 러시아 석유 기업들의 금고를 채웠다.

 

크렘린은 이 돌발 호재를 즉각 활용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당초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지출 감축안을 2027년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중동의 혼란이 우크라이나 전선의 보급망을 지탱하는 자금줄로 직결된 것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전문가 벤 카힐(Ben Cahill)은 이를 두고 "크렘린 입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한동안 할인 판매를 강요받던 러시아가 이제 시장 가격으로 원유를 처분하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재의 역설과 '슈퍼마켓 러시아'의 귀환

 

2026년 3월,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기묘한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공포가 커지자, 미국은 공급망 붕괴라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해상 운송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의 고삐를 일시적으로 늦추는 고육지책을 택했다. 그 틈을 비집고 인도의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전월 대비 두 배 폭증이 예상된다. 일부 구매자들은 우랄 유를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보다 더 비싸게 사들이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감수하고 있다.

 

러시아의 반사이익은 원유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봉쇄로 중동발 물류가 마비되자, 세계 2위 비료 수출국인 러시아로 나이지리아·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알루미늄, 헬륨 등 산업 핵심 광물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지며 러시아는 글로벌 자원 공급의 사실상 '슈퍼마켓'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을 향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에 탄력을 싣고, 동시베리아-태평양(ESPO) 파이프라인 확장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정학적 배당금의 유통기한

 

그러나 크렘린의 미소 뒤에 균열이 보인다. 러시아 내부 인플레이션은 이미 6%를 넘어섰고, OECD는 2026년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라는 초라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Alexandra Prokopenko) 연구원은 "중동의 갈등이 크렘린에 숨 돌릴 시간을 벌어준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영구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에너지 위기가 중국과 인도가 에너지 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재생에너지와 석탄 전환을 서두르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최대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속도를 내면, 지금의 호재는 훗날 더 깊은 수렁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중동 분쟁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전쟁의 경제학은 언제나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숨을 쉰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 호르무즈 해협의 출렁이는 파도가 모스크바의 재정 계획표를 바꾸고 있고, 그 물결의 끝은 어디선가 누군가의 밥상과 직결되어 있다. 우리가 중동을 바라볼 때, 그 너머에 있는 연결 고리들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성 2026.03.28 02:32 수정 2026.03.28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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