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동화 - 3편. 왜 울고 있니?

철학 동화 - 3편. 왜 울고 있니?

 

 

 

 

비가 내리는 오후였다.

 

아이들은 우산을 펼치며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갔다.

운동장은 금세 텅 비었다.

 

그러나 교실 창가에는 아직 한 아이가 남아 있었다.

 

지우였다.

 

빗방울이 창문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지우의 눈에서도 같은 것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닦지 않았다.

 

사람들은 슬픔을 쉽게 설명한다.

 

“누군가 떠났기 때문이야.”

 

“그래서 우는 거야.”

 

하지만 슬픔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우의 친구 민재가 이사를 간 것은 사실이었다.

유치원 때부터 함께였고, 같은 길을 걸었고, 매일을 나누던 친구였다.

 

차가 골목을 돌아 사라지던 순간,

지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무언가 끝났다는 것을.

 

그러나 지우가 느끼고 있던 감정은 단순한 ‘이별’만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이름 붙이기 어려운 다른 것들이 섞여 있었다.

 

혼자가 되는 느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아무도 채워주지 못할 빈자리.

 

그래서 슬픔은 언제나 하나의 감정이 아니다.

슬픔은 여러 감정이 겹쳐진, 가장 조용한 혼란이다.

 

그날, 선생님은 지우에게 묻는다.

 

“왜 울고 있니?”

 

이 질문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오히려 슬픔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질문이다.

 

지우는 처음에는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친구가 이사 갔어요.”

 

그러나 선생님은 다시 묻는다.

 

“정말 그 이유 때문일까?”

 

이 질문은 감정의 표면을 지나,

그 아래에 있는 진짜 이유를 향한다.

 

우리는 종종 슬픔의 이유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단지 가장 설명하기 쉬운 이유일 뿐이다.

 

오래전에도 한 사람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채 무덤 앞에 서 있던 한 여인.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때 한 목소리가 묻는다.

 

“왜 울고 있느냐?”

 

그녀는 대답한다.

 

“누군가 내 주님을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완전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그 순간,

그녀가 찾고 있던 이는 이미 그녀 곁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보지 못했다.

 

슬픔이 눈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슬픔은 나쁜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를 증명한다.

아무도 소중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면, 우리는 울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슬픔은 상실의 증거이면서 동시에,

사랑의 흔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슬픔 그 자체가 아니다.

 

슬픔이 우리의 시선을 모두 차지할 때,

우리는 이미 곁에 있는 것들마저 보지 못하게 된다.

 

남아 있는 기억,

지워지지 않는 시간,

그리고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있는 관계.

 

지우는 그날, 처음으로 자신의 슬픔을 다시 바라본다.

 

민재는 떠났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웃었던 시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슬픔은 그 시간을 없애지 못한다.

다만, 그것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슬픔이 있는가 없는가가 아니라,

슬픔이 무엇을 가리고 있는가.

 

비가 그친 뒤, 지우는 교실을 나선다.

 

길에는 아직 물웅덩이가 남아 있었다.

그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밟는다.

 

차갑고 축축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그 감각은 분명히 현실이었고,

그는 그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지우는 서랍을 연다.

 

그 안에는 민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웃고 있는 얼굴들, 돌아오지 않을 순간.

 

지우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가,

다시 서랍 속에 넣지 않는다.

 

대신 책상 위에 올려둔다.

 

이것은 하나의 선택이다.

 

잊지 않겠다는 선택,

그리고 슬픔이 모든 것을 가리게 두지 않겠다는 선택.

 

우리는 모두 어떤 순간에 울고 있다.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

각자의 이유로 조용히 무너지는 순간을 지나고 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왜 울고 있니?

 

이 질문은 울음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슬픔 속에서도, 아직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있니.

 

지우는 사진 속 친구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한다.

 

“민재야, 잘 지내.”

 

그 말은 이별의 끝이 아니라,

관계의 다른 형태를 받아들이는 시작이었다.

 

창밖으로 구름 사이 햇빛이 비친다.

 

슬픔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면 충분하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3.26 08:43 수정 2026.03.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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