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허무는 ‘유연한 파편들’의 향연… 부산 MERGE?, 6개국 작가와 함께한 2025 연간지 출판 기념전

​부산의 꽃샘추위를 녹인 MERGE? ‘2025 연간지’와 ‘해빙기’의 조우

 

[현장 스케치] 40여 명 작가의 치열한 1년의 기록, 국립중앙도서관 영구 보존 사료로 남다

부산 금정구의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머지)가 차가운 겨울의 끝자락을 뜨거운 예술적 에너지로 녹여냈다. 지난 3월 7일, MERGE?에서는 한 해의 결실을 담은 ‘2025 MERGE? 연간지’ 출판 기념회와 기획전 ‘해빙기(解氷期): 유연한 파편들’의 오프닝 파티가 지역 작가를 비롯 평론가 기획자등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행사 후 단체 사진  / 사진 권영일

■ 기록이 곧 역사… 200페이지에 응축된 한국 현대미술의 사료

이번 행사의 핵심인 ‘2025 MERGE? 연간지’는 단순한 전시 도록을 넘어선다. 2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안에는 지난 1년간 이곳을 거쳐 간 40여 명 작가들의 고뇌와 실험적 시도가 촘촘하게 기록되었다.

특히 이 연간지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정식 납본되어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영구 보존 사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역 대안공간의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로 사라지지 않고 국가적 자산으로 편입된다는 점에서, 지역 예술 아카이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MERGE?머지에서는 개관 이후 매년 발행한  연간지를 비롯 다양한 프로젝트 결과 도록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 "격식을 깨다"… DJ 비트와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아트 파티’

전통적인 전시장의 정막함 대신, 이날 MERGE?를 채운 것은 강렬한 비트와 예술가들의 거친 숨소리였다. 전국의 예술가, 평론가, 기획자 등 1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행사는 자유로운 ‘아트 파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밴드0153 / 사진  권영일 

1부에서는 DJ의 감각적인 오프닝 속에 옥영식·김종기 평론가의 축사가 이어졌고, 조은성 작가의 강렬한 ‘여는 퍼포먼스’가 현장의 기운을 돋웠다. 이어진 2부의 시작에서는 밴드 '0153'의 라이브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성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를 예술가로 인정하는 이들을 우리가 예술가로 불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예술가로 태어나는 것"이라며 MERGE?만의 포용적인 예술 철학을 공유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홍라무와 홍성률 작가의 협업 퍼포먼스  / 사진 권영일

마지막 3부에서는 사운드 아티스트 홍성률, 부토 아티스트 홍라무와 안야의 융복합 퍼포먼스가 몰입의 절정을 선사했다. 이후 새벽까지 이어진 DJ 플레잉은 장르를 넘나드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이어졌다.

■ 6개국 작가들이 그린 ‘유연한 파편들’

경계를 녹여내는 ‘해빙기(解氷期)’의 기획 의도에 걸맞게, 이번 전시는 국가와 장르라는 공고한 틀을 넘어 예술적 유연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곽순곤·권영일·노주련 등 한국 현대미술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견 작가들과 알렉산드르 소콜로프(러시아), 가에탕(프랑스), 카르미네 레타(이탈리아) 등 6개국 47인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다양한 예술적 파편들을 한 공간에서 볼수 있었다.

해빙기 전시장 전경

전시장은 설치 미술의 입체적 에너지가 평면 회화의 정적인 깊이, 그리고 미디어 아트의 역동성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층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현장을 방문한 한 관람객은 "해외 작가 특유의 예리한 감각과 국내 작가들이 지닌 묵직한 서사가 '해빙'이라는 대주제 아래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지역 예술의 자생적 힘을 증명하고 새로운 아카이브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3월 20일(금)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상세 정보와 구체적인 프로그램 일정은 spaceMERGE?(머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대표 '성백' / 사진 권영일

"기록되지 않은 예술은 기억 속에서 사라집니다. 이번 연간지는 파편화되어 사라질 수 있는 지역 예술의 생생한 흐름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예술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성백 대표 인터뷰 中


[전시 안내]

전시명: 2025 MERGE? 연간지 발간기념 및 네트워크 전시 ‘해빙기(解氷期) 유연한 파편들’

일시: 2026년 3월 7일(토) ~ 3월 20일(금)

장소: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로 50번길 49)

참고: 상세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및 spaceMERGE? 블로그 참조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openartsmerge&from=postList&categoryNo=105

[국내 작가]

곽순곤,권영일, 김남주, 김세로, 김유희, 김현진, 노주련, 박경희, 박윤서, 박재열, 백보림, 서강현진, 서수연, 서윤택, 성백, 손경대, 손나영, 송주웅, 언덕, 예유근, 유지환, 윤은숙, 이상권, 이용관, 이인우, 이지훈, 이재웅, 이한결, 이한중, 이현주, 이호철, 임택준, 전영주, 전은선, 정병규, 정종훈, 정철교, 조예솔, 조은성, 천세훈, 최규식, 최은서, 허종하, 허필석, 홍경희, 홍라무, 홍성률

[해외 작가 ]

Alexandr Sokolov(러시아) Carmine Leta(이탈리아) Gaëtan(프랑스) Julia Kurek(폴란드) Marc Philipp Gabriel(독일) Tis Aly(브라질)

작성 2026.03.10 13:59 수정 2026.03.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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