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천만상] 사람이 머무는도시

인구소멸이 아닌 사람이 머무는 도시를 꿈꾸며

▲천만상/원불교 교무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원불교 대전충남교구 부여문화특성화교당에서 교무로 살며, 때로는 풍물단 단장으로 북을 잡고, 때로는 박물관 도슨트로 유물을 설명하며 사람을 만나왔다.

사람을 오래 보다 보니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요즘 우리는 ‘인구 소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숫자가 줄어든다고 한다.

아이 울음소리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것이 더 두렵다.


그런 점에

충청 진천군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지방이 사라진다고 말하던 지난 19년 동안, 진천은 오히려 사람이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8만 6천여 명.

19년 동안 2만 6천 명이 늘었다고 한다.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청년’이었다.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이 정착하고, 아이를 낳고, 학교가 살아나는 구조.

투자 유치로 기업이 들어오고, 공동주택이 지어지고, 혁신도시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잠깐 일하러 오는 도시”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진천은 돈만 쓴 것이 아니었다.

사람의 삶을 설계했다.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도, 청년센터도, 정주 인프라도,

결국은 “여기서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는 일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더 주목한 건 또 다른 부분이다.


바로 ‘생명 존중’ 정책이다.

진천군은 자살 예방을 위해 안심마을을 만들고,

마음 상담을 지원하고, 생명지킴이를 키우고 있다.

도시는 경제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마음이 무너지면 도시도 무너진다.


나는 자살예방 강사로 현장을 다닌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일자리도, 주택도 아니라

“나는 여기서 살아도 괜찮은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진천의 통합돌봄 역시 인상 깊다.

어르신이 병원에서 퇴원해도 다시 고향에서 살 수 있도록

의료와 돌봄을 연결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역이 책임지는 구조다.


결국 진천의 성장은

기업 유치의 성공이 아니라

사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부여는 어떨까.

부여는 역사다.


한류와 K컬쳐의 근원지

백제의 숨결이 살아 있고,

태평성대 이상사회를 꿈구었던

백제금동대향로 국보중에 국보

걸작중에 걸작이  있고

꿈구는 백마강인


강과 숲이 있고,

찬란한 백제문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라는 질문에

충분히 답하고 있는가.


인구를 늘리겠다는 말 대신

이렇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가 태어나고 싶어 하는 도시인가

•청년이 돌아오고 싶어 하는 도시인가

•어르신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인가

•마음이 아픈 사람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도시인가


나는 부여가

‘자살률 0% 제로 프로젝트’를 꿈꾸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단순히 죽지 않는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생명 존중을 테마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이어지는 통합 돌봄과

관계 인구가 머물다 가는 문화 도시,

청년이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을.

인구 정책은 숫자 정책이 아니다.

삶의 질 정책이다.

사람이 머무는 도시는

사람을 존중하는 도시다.

부여가 그런 도시가 되기를,

그래서 전국이 배우러 오는 생명 존중 모범 도시가 되기를

조용히 염원해 본다.



천만상

· 원불교 대전충남교구 

  부여문화특성화교당 주임교무

· 자살예방 전문강사

· 부여국립박물관 전시해설 도슨트


작성 2026.02.12 11:14 수정 2026.02.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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