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 로봇의 지구 밖 첫 AI 운전 주행”… 화성의 붉은 대지 위 ‘클로드’의 흔적을 새기다

AI가 직접 설계한 심우주 탐사 프로젝트

심우주 통신망을 통한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와 동시에 탐사 시간의 대폭적인 단축

아르테미스부터 타이탄까지, 인간의 개입 없는 ‘자율 탐사 시대’를 여는 결정적 이정표

이미지=엔트로픽, 화성탐사 AI

 

인류의 우주 개척사가 이제 ‘인간의 명령’을 넘어 ‘인공지능(AI)의 판단’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공지능 전문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은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봇인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의 험난한 지형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AI 모델인 ‘클로드(Claude)’가 직접 주행 경로를 설계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기계적인 이동을 넘어,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AI가 복잡한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AI가 직접 설계한 심우주 탐사 프로젝트

 

지난해 12월 8일과 10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퍼시비어런스는 약 400m에 달하는 구간을 주행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경로의 밑그림을 인간 엔지니어가 아닌 AI가 그렸다는 사실이다.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도 약 20분의 지연 시간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물리적 한계는 지상 관제소에서 조이스틱을 움직이듯 로버를 실시간 제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동안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와 로버의 카메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원들이 일일이 ‘웨이포인트(경유 지점)’를 설정하는 수동 방식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은 그간 쌓아온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운용 노하우를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시스템에 이식했다. 클로드는 이를 바탕으로 화성 전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로버 마크업 언어(Rover Markup Language)’를 스스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AI는 상공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10m 단위로 세밀하게 지형을 쪼개고, 마치 실타래를 풀듯 최적의 경로인 ‘브레드크럼 트레일(breadcrumb trail)’을 구축했다. 특히 스스로의 설계를 끊임없이 자가 검토하고 개선하는 ‘반복적 최적화’ 과정을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

 

심우주 통신망을 통한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와 동시에 탐사 시간의 대폭적인 단축

 

해당 설계안은 화성으로 송출되기 전, 지구상의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약 50만 개 이상의 극한 변수를 통과하며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실제 주행 결과, 인간 운용자가 지면의 미세한 모래 잔물결을 고려해 아주 소폭의 조정을 가한 것을 제외하면, AI의 초기 설계안이 거의 그대로 채택되어 완벽한 주행을 마쳤다. 이는 심우주 통신망(Deep Space Network)을 통한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와 동시에 탐사 시간의 대폭적인 단축을 의미한다.

 

이번 기술 혁신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JPL 측은 경로 계획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임으로써, 로버가 더 많은 과학적 샘플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2021년 예제로 분화구에 안착한 이후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온 퍼시비어런스에게 AI라는 강력한 ‘두뇌’가 탑재된 셈이다.

 

아르테미스부터 타이탄까지, 인간의 개입 없는 ‘자율 탐사 시대’를 여는 결정적 이정표

 

나아가 이번 성공은 NASA의 차세대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에도 핵심적인 기술적 근거를 제공한다. 달 기지 건설이나 자원 채굴 등 인간이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AI의 자율 제어 능력은 필수적이다. 향후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타이탄처럼 신호 지연이 수 시간에 달하는 외계 천체 탐사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길을 여는 AI 시스템이 인류의 선발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우주 탐사의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되었음을 시사한다. 경로 설계 시간의 50% 단축은 탐사 비용 절감과 데이터 밀도 향상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인류의 우주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400m라는 거리는 화성 전체 지표면에 비하면 짧은 구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발자국 위에는 인간의 언어가 아닌 AI의 코드가 새겨져 있다. ‘완전 자율 우주 탐사’를 향한 이 작은 도약은 먼 미래, 인류가 태양계 외곽으로 뻗어 나갈 때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명인자 칼럼리스트 기자 88hagee@gmail.com
작성 2026.02.03 15:23 수정 2026.02.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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