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품은 ‘한양 수도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行 막올랐다… 2027년 최종 담금질

경기도·서울시·고양시·국가유산청 4자 연대, 최종 신청서 제출 완료… 조선 수도 방어 체계 글로벌 검증대 올라

단순 성곽 넘어선 ‘철옹성 방어 네트워크’… 북한산성, 험준한 지형 활용한 외곽 핵심 요충지로 가치 재조명

ICOMOS 예비평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긍정 신호탄, 내년 9월 현지 실사 거쳐 7월 운명의 날 결정

[류카츠저널] 북한산성 대남문 주변 드론 사진 사진=경기도청

 

조선왕조 500년의 도읍지 한양을 철통같이 지켜냈던 거대한 방어 시스템, ‘한양의 수도성곽’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경기도는 지난 1월 27일, 서울시, 고양시, 그리고 국가유산청과 공동으로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최종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독창적인 성곽 건축술과 수도 방어 전략이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인 심판대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등재 신청된 ‘한양의 수도성곽’은 단순히 하나의 성벽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조선 시대 수도 한양을 둘러싼 3중의 입체적 방어 체계를 통칭한다. 행정의 중심이자 국왕이 거주하는 궁궐을 감싸는 내곽의 ‘한양도성’, 수도 외곽의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적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북한산성’, 그리고 이 두 성곽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유사시 백성들의 피난처이자 장기 항전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탕춘대성’이 그 주인공이다.

 

[류카츠저널] 북한산성 중성구간 여장 사진=경기도청

 

전문가들은 이 세 개의 성곽이 결합하여 구축된 수도 방어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걸쳐 있는 북한산성은 이 방어 체계의 최전선이자 핵심 전략 요충지였다. 북한산의 험준한 자연 지형과 깊은 계곡을 그대로 성벽의 일부로 활용하는 ‘포곡식(包谷式)’ 산성 축조 방식은 조선 후기 군사 전략과 건축 공학이 집약된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방어 효율을 극대화한 한국 특유의 성곽 미학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최종 신청서 제출은 그동안의 철저한 준비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앞서 진행된 예비평가에서 ‘한양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으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세계유산 등재의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해 등재 전망을 밝게 했다.

 

[류카츠저널] 북한산성 전경 사진=경기도청

 

이제 남은 것은 엄격한 국제 사회의 검증 절차다. 제출된 신청서를 바탕으로 이코모스는 오는 2026년 9월경 전문가들을 파견해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성곽의 보존 상태, 관리 체계, 그리고 신청서에 기술된 가치가 실제 현장과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게 된다. 이후 이코모스의 최종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2027년 7월에 열리는 제5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경기도는 기존에 보유한 수원화성, 조선왕릉, 남한산성에 이어 네 번째 세계유산을 품에 안게 된다. 이는 경기도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임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남한산성에 이어 북한산성까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조선 시대 수도 방어의 양대 산맥이 모두 인류의 유산으로 인정받는 역사적 쾌거를 이루게 된다.

 

[류카츠저널] 도성연융대북한산성합도_좌해여지(18세기 지도) 사진=경기도청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신청서 제출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북한산성을 포함한 한양의 수도 방어 성곽 유산은 우리 민족의 지혜와 국난 극복 의지가 서린 소중한 공간”이라며 “이 유산이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는 서울시, 고양시, 국가유산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며 다가올 현지 실사 등 세계유산 등재 과정 전반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의 수도성곽’이 2027년 여름, 세계유산 등재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양의 수도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은 단순히 과거의 유적을 알리는 것을 넘어, 조선 시대의 고도화된 방어 전략과 건축술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재평가받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특히 북한산성의 전략적 가치와 자연 친화적 건축미가 국제무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남은 기간 관계 기관의 철저한 대비와 국민적인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2027년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탄생을 기대해볼 만하다.
 

작성 2026.01.31 10:19 수정 2026.01.3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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