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팔레스타인: 뉴스 뒤에 숨겨진 피눈물의 연대기

-부서진 평화, 꺾이지 않는 돌멩이: 팔레스타인, 그 끝나지 않은 저항의 서사시.

-돌멩이 vs 탱크: 30년 넘게 이어진 다윗의 싸움, 그 충격적 진실.

-오슬로의 배신부터 가자의 눈물까지: 왜 그들은 멈출 수 없는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서막

 

이스라엘의 점령이라는 거대한 바위와, 그 바위를 향해 끊임없이 달걀을 던지는, 아니 자신의 온몸을 던져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서사시를 풀어보려 한다. 정치적 난해함이나 복잡한 용어는 잠시 내려놓자. 대신, 그들의 심장 박동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왜 그들은 멈추지 않는가? 이 질긴 싸움의 끝은 어디인가? 4가지 결정적인 순간을 통해 그 '이유'와 '의미'를 들여다본다.

 

제1차 인티파다 (1987): 맨주먹으로 탱크에 맞선 다윗의 외침

 

1987년 12월의 어느 겨울날이었다. 가자 지구의 흙먼지 날리는 도로 위에서 이스라엘 트럭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차량을 덮쳤다. 4명의 가장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세상은 이를 단순한 '교통사고'라 기록하려 했지만, 억눌린 자들의 눈에는 달랐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 겹겹이 쌓여온 모멸과 수탈, 억압이라는 화약고에 던져진 마지막 불씨였다.

 

이때 터져 나온 것이 바로 '인티파다(Intifada)', 즉 '민중 봉기'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무장 게릴라들의 전투가 아니었다. 그것은 거리의 아이들, 시장의 상인들, 학교의 선생님들, 즉 평범한 이웃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전 민중적 울부짖음이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최첨단 무기가 아니었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흔하디흔한 '돌멩이'였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탱크 앞에, 소년은 고작 돌멩이 하나를 쥐고 섰다. 이것은 전쟁이라기보다 차라리 거대한 퍼포먼스였고, 인간 존엄을 향한 처절한 몸짓이었다.

 

이들은 총 대신 시민 불복종을 택했다. 세금을 거부하고, 가게 문을 닫고, 점령군의 명령에 '아니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이슬람 저항 운동인 '하마스'가 태동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봉기가 남긴 유산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시위대의 뼈를 부러뜨리며 잔혹하게 진압할수록, 전 세계의 TV 화면은 그 참상을 생중계했다. 도덕적 우위는 돌을 든 자들에게 있었다. 팔레스타인은 비로소 국제 사회라는 무대 위에 자신들의 의자를 마련했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정치적 주체'로 다시 태어났다. 돌멩이가 총알보다 강할 수 있음을, 그들은 온몸으로 증명해 냈다.

 

오슬로 협정 (1993): 평화라는 이름의 독배(毒盃)

 

돌멩이의 저항이 가져온 국제적 압박은 결국 이스라엘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1993년, 백악관 잔디밭에서 악수가 오갔다. '오슬로 협정'이었다. 전 세계가 환호했다. 이제 곧 팔레스타인에도 독립 국가가 들어서고, 지긋지긋한 점령이 끝날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아뿔싸. 그것은 신기루였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평화의 탈을 쓴 더욱 교묘한 족쇄였다.

 

협정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현실은 차갑게 식어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국가 수립'을 꿈꿨지만, 이스라엘은 그들을 국가로 인정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그저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라는 단체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했을 뿐이다. 땅은 난도질당했다. 서안 지구는 A, B, C 구역이라는 기이한 알파벳으로 나뉘어 조각조각 찢겨나갔고, 그 틈새를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과 검문소들이 파고들었다.

 

오슬로의 본질은 '점령의 종식'이 아니라 '점령의 외주화'이자 '제도화'였다. 이스라엘은 안보라는 명분 아래 팔레스타인의 숨통을 합법적으로, 그리고 구조적으로 조일 수 있는 면죄부를 얻었다. 평화를 약속받았다고 믿었던 민중들은 자신들의 땅이 거대한 감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다. 희망이 컸던 만큼 절망의 깊이는 더 깊었다. 이 배신감은 훗날 더 큰 폭발을 예고하는 뇌관이 되고 말았다.

 

제2차 인티파다 (2000): 무너진 신뢰, 불타는 성지

 

2000년, 가뜩이나 위태롭던 화약고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한다. '베이루트의 도살자'라 불리던 아리엘 샤론이 이슬람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 아끄사’ 사원을 보란 듯이 방문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영혼을 짓밟는 모욕이었고, 오슬로 협정이 사기극이었음을 알리는 공식적인 사망 선고였다.

 

그렇게 시작된 제2차 인티파다는 1차 때와는 결이 달랐다. 낭만적인 돌멩이의 시대는 갔다. 배신당한 평화에 대한 분노는 총기와 폭탄이라는 군사적 저항으로 변모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절박함이 저항을 과격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대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암살하고,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특히, 가자 지구는 육지, 바다, 하늘이 모두 막힌 채 고립되었다. 2006년 이후 가자는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이 되었다.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도 허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곳. 이스라엘은 분리 장벽을 세워 인간과 인간 사이를 콘크리트로 갈라놓았다. 팔레스타인 내부는 ‘하마스’와 ‘파타’로 쪼개졌고, 이 분열은 저항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아픈 상처가 되었다. 평화 프로세스가 남긴 것은 평화가 아니라, 더욱 높고 견고해진 증오의 벽뿐이었다.

 

아끄사 투판(2023)과 그 이후: 벼랑 끝에서의 사투

 

그리고, 시곗바늘은 2023년 10월 7일로 향한다. 하마스의 '아끄사 투판(Al-Aqsa Flood)' 작전. 그리고, 이어진 이스라엘의 전멸에 가까운 보복 공격. 가자 지구는 말 그대로 생지옥이 되었다. 국제기구들조차 '집단 학살(Genocide)'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 만큼 참혹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것은 단순히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시온주의 정권은 애초에 공존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피로써 확인시켜 준 비극적 전환점이다.

 

이제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해 줄 '외부의 구원자'는 없다. 1990년대 이전에는 아랍 형제국들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자치정부가 있었지만, 이제 모두가 무력하거나 등을 돌렸다. 남은 것은 오직 폐허 속에 서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하마스뿐이다. 외교적 해법이 사망한 자리에서, 그들은 생존을 위한 '다층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알리고, 문화를 통해 정체성을 지키며, 최후의 수단으로 무기를 든다.

 

돌멩이를 들었던 소년은 이제 노인이 되었거나, 이미 흙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손에서 떨어진 돌멩이를 그의 손자가 다시 집어 들었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두 가지 진실이 있다. 하나는 이스라엘의 잔혹한 점령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를 향한 팔레스타인의 갈망이 절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라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의 집이 불태워지고, 당신의 아이가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고, 당신이 태어난 땅에서 영원히 추방당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침묵하겠는가, 아니면 손에 잡히는 무엇이라도 들고 저항하겠는가?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단순한 분쟁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거대한 폭력에 맞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영혼들의 숭고한 투쟁기다. 비록 지금은 폐허와 잿더미뿐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잿더미 아래에는 자유라는 이름의 씨앗이 여전히 숨 쉬고 있다. 역사는 증명한다. 억압은 저항을 낳고,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음을. 이 처절한 서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진정한 자유가 찾아오는 그날까지 결코 끝낼 수 없는 이야기다.

 

작성 2025.12.10 23:02 수정 2025.12.1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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