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정찬] ‘세금 먹는 외유’ 오명 벗을까…지방의원 해외연수,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정찬/(전)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부실한 심사, 짜깁기 보고서…반복되는 ‘셀프 관광’ 논란에 제도 개혁 촉구 목소리 커져


최근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공무국외여행'이 지역 발전을 위한 선진지 견학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잃고 ‘혈세 낭비성 외유’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심사와 부실한 사후 관리, 불투명한 예산 집행 문제가 반복되면서 제도 전반에 걸친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외유성 일정과 부실한 보고서, '가짜 연수'의 민낯은 지방의원 해외연수의 가장 큰 문제는 외유성 일정입니다. 선진 사례 벤치마킹보다는 유명 관광지 방문이 주를 이루거나, 방문 기관의 브리핑 청취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학습이나 정책 연계가 미흡합니다.

더욱이 연수 후 제출되는 결과보고서는 이른바 ‘짜깁기’나 ‘대필’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한 지방의회 의원의 보고서는 인터넷 검색 자료나 이전 보고서를 복사한 수준에 불과하여 연수의 실효성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항공권 위변조를 통한 예산 부풀리기나 특정 여행사와의 수의계약 등 불투명한 비리 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되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실질적인 정책 토론이나 입법 연계 논의는 찾아볼 수 없고, 기념사진 위주로 채워진 보고서는 사실상 혈세로 떠난 해외여행 증명서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허점: '셀프 심사'를 멈춰야


이러한 부실 연수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미흡한 관리·감독 시스템에 있습니다. 연수 필요성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가 의원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셀프 심사’ 구조이다 보니,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연수 전 계획서 공개나 후속 조치인 주민 토론회 개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주민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연수의 필요성, 예산의 적정성, 그리고 사후 정책 반영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장치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해법은 ‘독립성’과 ‘책임 강화’로


전문가들은 해외연수를 본래의 취지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사전 심사 강화와 사후 책임성 확보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독립된 심사 시스템 도입

심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방의원이 아닌 민간 전문가로 의무화하고, 심사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여 형식적인 절차를 지양해야 합니다.


계획서 사전 의무 공개: 연수 출발 전 계획서를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사전 공개하여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외유성 요소를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2. 사후 정책 연계 및 책임 강화

보고서 기준 상향: 단순 방문 기록이 아닌 ‘지역 발전 기여 방안’ 및 ‘입법 연계 계획’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도록 결과보고서 작성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주민 공유회 의무화: 연수 후 반드시 주민이나 전문가를 초청하여 연수 결과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절차를 의무화해야 합니다.


부정행위 강력 제재: 예산 부당 집행 등 비리가 적발될 경우, 비용 전액 환수는 물론 해당 의원에 대한 징계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통해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합니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의회는 지금이라도 해외연수 운영에 대한 표준 규칙의 강제성을 높이고, 모든 연수 정보를 통합 공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세금 먹는 외유'라는 오명을 벗고 지방의원 해외연수가 진정한 지역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혁이 꼭 필요합니다.


이정찬

· (전)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 민주평통자문회의자문위원

· 서울남부지방법원조정위원




작성 2025.11.20 15:11 수정 2025.11.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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