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두려워한다는 의미

-신을 두려워한다는 건 거룩한 위엄 앞에 압도될 때 느끼는 경이로움이자, 가장 사랑하는 존재와의 관계가 깨어질까 염려하는 거룩한 조심성이다.

-신에 대한 참된 경외는 사랑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는, 성숙한 사랑의 역동적 흐름이다.

-신에 대한 거룩한 두려움이 사라질 때, 인간은 죄를 가볍게 여기기 시작한다.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신을 두려워한다’라는 말의 의미

 

이 말은 현대인에게 낡고 불편한 개념으로 다가오기 쉽다. 우리는 합리와 이성의 시대를 살며, 두려움은 극복해야 할 부정적 감정으로 여긴다. 특히, 사랑과 자비가 본질인 신의 속성 앞에서 ‘두려움’이라는 단어는 모순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사랑의 대상을 동시에 두려워할 수 있는가?

 

이 역설 속에 신앙의 가장 깊은 본질이 숨어 있다. 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벌이나 지옥에 대한 공포(terror)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거룩한 위엄 앞에 압도될 때 느끼는 경이로움(awe)이자, 가장 사랑하는 존재와의 관계가 깨어질까 염려하는 거룩한 조심성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이다. 현대 사회는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와 같다. 

 

우리는 직장 상사의 눈빛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고,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개수에 자존감을 의탁한다. 사람의 평판에는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의 시선에는 놀라울 만큼 둔감하다.

 

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바로 이 시선의 최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내 삶을 관통하는 가장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태도이다. 다른 모든 시선이 희미해질 만큼 그분의 눈빛이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상태를 말한다.

 

이 태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인물이 성경 속에 요셉이다. 그는 보디발 아내의 은밀한 유혹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떻게 이런 악한 일을 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을 수 있겠소?”(창 39:9). 

 

그의 대답은 놀랍다. 그는 자신의 주인인 ‘보디발’을 의식하지 않았다. 발각되었을 때 닥칠 형벌이나 사회적 매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의식한 것은 오직 ‘하나님’이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그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단 하나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외’의 본질이다.

 

이 거룩한 두려움이 사라질 때, 인간은 죄를 가볍게 여기기 시작한다.

 

영혼의 감각이 무뎌지는 것은 언제나 작은 타협에서 시작된다. 작은 거짓말은 양심을 흐리게 만들고, 사소한 탐욕은 더 큰 욕망을 부풀린다. 우리는 사람의 법을 어기는 것은 두려워하면서도, 신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우리 영혼의 면역체계와 같다.

 

성경의 시편 기자는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깨끗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시 19:9)라고 고백했다. 이 ‘깨끗함(purity)’은 다름 아닌 거룩한 두려움에서 흘러나오는 영적 상태이다.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우리의 양심을 다시 깨우는 성령의 손길과 같다. 우리의 양심은 신께서 심어두신 경보 장치이다. 그분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살아 있을 때, 이 경보는 작은 죄악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그 경고음을 반복해서 무시하고 죄에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경보는 멈추고 마음은 굳어지고 만다. 따라서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우리를 억압하는 쇠사슬이 아니라, 우리를 죄의 파멸로부터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사랑의 울타리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사랑과 두려움의 역설과 마주한다. 어떻게 두려움이 사랑의 울타리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이 두려움이 ‘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신을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동시에 신을 가장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자녀가 그 마음을 아프게 할까 봐 매사에 조심하듯이, 우리는 신과의 친밀한 관계를 깨뜨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것은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관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나오는 자발적 조심성이다. 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나에게 닥칠 어떤 재앙보다 더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참된 경외는 공포와 사랑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는, 성숙한 사랑의 역동적 흐름이다.

 

세상은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나약함의 증거로 치부한다. 자신의 욕망을 따르지 못하고 절대자에게 얽매인 불쌍한 영혼으로 여긴다. 그러나 성경은 오히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다”(잠 9:10)라고 단언한다. 이 지혜는 세상을 이기는 힘이다.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세상의 그 어떤 유혹보다 강하다. 

 

그 마음은 우리를 권력의 유혹보다, 돈의 탐욕보다, 찰나의 쾌락보다 더 강하게 붙든다. 왜냐하면 그 두려움의 근원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절대적인 사랑과 거룩함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크고 거룩한 분을 두려워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작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가장 궁극적인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담대함을 얻는다. 영원한 가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일시적인 가치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다. 

 

결국 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한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가장 장엄한 자세이다. 그것은 우주의 광대함 앞에 선 존재의 경이로운 떨림이며, 그 위대함에 자신의 삶을 정렬하려는 거룩한 열망이다.

 

 

작성 2025.10.23 01:26 수정 2025.10.23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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