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37화 ‘돌발성 난청’을 통해 얻은 배움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듣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들을 수 없게 된다.

멈춤은 약점이 아니라, 삶을 지키는 또 하나의 용기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귀가 전한 경고음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일요일 아침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왼쪽 귀가 막힌 듯 먹먹했다. 마치 수영 후 물이 들어간 것처럼 답답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품을 하거나 물을 마셔도 소용이 없었다. 그 순간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피로나 감기가 아니야.”

 

다음 날 아침, 곧바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청력 검사 결과, 오른쪽 귀는 정상 범위였지만 왼쪽 귀는 저주파 부분이 급격히 낮았다. 의사의 말은 명확했다. “돌발성 난청입니다. 다행히 초기에 오셨네요.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며 안정하셔야 합니다.” 짧은 진단이었지만 그 한마디는 오래 남았다.

 

‘돌발성 난청’이란 무엇인가

돌발성 난청은 이름 그대로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질환이다. 하루아침에 한쪽 귀가 들리지 않거나, 소리가 울리고 왜곡되어 들린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학적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혈류 장애, 피로 누적, 면역 이상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결국, 귀의 청신경이 스트레스와 피로로 지쳐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증상이 생긴 지 3일 이내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늦으면 청력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 몸도 결국 한계가 있었구나.’

 

멈춤이 곧 회복이다

이후 일주일 동안은 약 복용과 휴식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루에 두 번 약을 챙겨 먹고, 카페인과 술을 멀리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휴대폰 대신 책을 가까이했다. 며칠이 지나자 청력은 점차 회복되었고, 귀의 먹먹함도 줄어들었다. 완벽한 회복은 아니었지만,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그 일주일은 단순한 회복의 기간이 아니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었다. 그동안의 나를 떠올려보면, “조금만 더 버티자.”,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몸의 신호를 무시해왔다. 결국 돌발성 난청은 내게 “이제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건강보다 앞서는 목표는 없다

사람은 참 쉽게 자신을 과신한다. ‘나는 괜찮다’, ‘조금 더는 버틸 수 있다’는 말이 습관처럼 따라붙는다. 하지만 건강은 있을 때 지켜야 한다. 잃은 뒤에는 어떤 노력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

 

이번 경험은 내게 세 가지를 가르쳤다. 

첫째,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
둘째,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일 것.
셋째, 삶의 속도는 스스로 조절할 것.


성취의 속도를 늦추더라도, 건강을 지키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임을 깨달았다.

 

함께 던지는 질문

우리는 귀로만 듣고, 마음으로는 듣지 않는다. 몸이 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무시하며 “괜찮다”를 되뇌인다. 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내게 말해주었다. ‘듣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들을 수 없게 된다.’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잃는다면 그 끝은 의미가 없다. 당신의 몸은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멈춤은 약점이 아니라, 삶을 지키는 또 하나의 용기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건강 관리’의 개념을 다시 정의했다. 건강이란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알아차리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돌발성 난청’은 내게 병이 아니라 속도의 조절자였다. 이제 나는 일과 꿈을 향한 열정만큼이나, 나를 돌보는 꾸준함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다. 몸이 멈추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0.22 11:24 수정 2025.10.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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