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병돈] 현장에서 본 환경위반 : 건설현장·어촌·농촌 이야기

 

[칼럼] 현장에서 본 환경위반 : 건설현장·어촌·농촌 이야기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 현실이 되었고, 그 파괴의 전선은 거대한 산업단지가 아닌, 우리 곁의 건설현장·어촌·농촌에까지 뻗어 있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전국 각지에서 이 현실을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다. 그 현장은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어떻게’ 함께 바로잡을 것인가를 묻는다.

 

 건설현장은 도시 개발의 상징이자 동시에 환경위반의 최전선이다. 공사장의 세륜시설은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토사와 오수가 그대로 도로와 하천으로 흘러들어간다. 비가 오면 미세토사와 시멘트 슬러지가 하수로 흘러가 수질을 오염시키고, 인근 주민들은 탁한 냄새와 미세먼지에 시달린다. 감시활동 중 마주한 어느 현장에서는, 흙먼지가 자욱한 공사장 한가운데에서 근로자들이 마스크 하나 없이 일하고 있었다. 문제를 지적하면 “잠깐만 쓰는 현장이라 괜찮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환경은 잠깐의 예외를 허락하지 않는다. 오늘의 무관심이 내일의 피해가 되어 되돌아온다.

 

 어촌의 현실은 또 다른 양상의 위반을 보여준다. 폐어구와 어망 세척수, 어항 주변의 폐수 배출은 해양오염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플라스틱 로프와 그물, 폐스티로폼은 바람과 조류를 타고 바다로 흘러나가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감시단이 확인한 어느 항구에서는 폐어구가 방파제 뒤편에 산처럼 쌓여 있었다. 어민들은 “처리할 데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행정은 “단속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환경은 늘 뒷순위로 밀린다. NGO의 역할은 바로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다. 우리는 어민과 행정 사이에서 ‘환경협약’을 이끌어내고, 폐어구 회수 캠페인과 공동수거 활동을 통해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 감시는 곧 대화이고, 대화는 변화의 시작이다.

 

 농촌 현장에서는 농약, 비료, 폐비닐이 환경을 압박한다. 수질오염의 30% 이상이 비점오염원, 즉 논밭에서 유출된 농약과 비료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름철 농로 주변에는 여전히 불법소각의 흔적이 남고, 하천변 비닐하우스 옆에는 폐플라스틱 더미가 방치되어 있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무조건적인 단속만이 해법일 수는 없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농촌 환경의 개선을 위해 ‘계도 중심’의 접근을 하고 있다. 즉, 환경위반을 단속이 아닌 ‘교육과 참여’로 바꾸는 것이다. 마을 단위의 친환경 지도자 양성, 폐비닐 수거 포인트제, 유기농 전환 농가 지원제 등은 그 일환이다. 환경감시는 단속보다 ‘동행’의 정신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무책임이다. 환경감시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책임의 회복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불법과 무관심을 기록하지만, 동시에 사람과 제도가 변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그 변화는 정부의 예산이나 법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역사회, 시민, 행정, 기업이 함께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이러한 ‘시민 감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 환경을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먼지’, ‘어촌의 폐어구’, ‘농촌의 소각연기’ 이 세 가지는 각각의 문제 같지만, 결국 하나의 뿌리를 가진다. 바로 ‘우리의 일상 속 방관’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환경감시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나 공무원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공동체의 생존을 지키는 첫 번째 안전망이다.

 

 이제 감시의 눈은 두려움의 눈이 아니라, 지켜냄의 눈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시민이 행동하며, 행정이 책임질 때, 우리는 비로소 기후위기에 맞서는 사회적 면역력을 갖게 될 것이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그 길의 맨 앞에서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킨다.

 

 

 칼럼리스트 민병돈

 

 전) 전기자동차 회사 관리부장

 현)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현) (사)환경보전대응본부 사무총장

 현) 에코인홀딩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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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10.16 12:26 수정 2025.10.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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