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친(心親)이 더욱 그리워지는 가을

친구의 4가지 형태

단 한명이라도 통하는 심친이 더욱 소중


사기(史記)의 저자로 유명한 사마천(司馬遷)계명우기(鷄鳴偶記)에서 친구에는 다음과 같은 4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했다.

 

<사진 : AI image. antnew 제공>

첫째는 적우(賊友: 도적같은 친구)로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는 사람이다. 따라서 상대가 더 이상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멀어지는 친구이다.

 

둘째는 일우(昵友)로서 즐겁게 함께 노는 친구이다. 즐기는 일을 우선이라 생각하는 친구이므로 여유가 없어지면 관계가 소원해지는 사람이다. 이런 적우나 일우는 친구의 어려움을 떠안을 마음이 없고, 나쁜 일이 생기면 상대를 탓하는 친구이다.

셋째는 밀우(密友)로서 글자 그대로 친밀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이다. 비밀을 말할 수 있고 감추거나 숨기고 싶은 어려움을 터놓을 수 있으며, 친구의 고난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친구이다.

 

넷째는 외우(畏友)로서 서로 경외하고 존경하면서도 장점을 배우고 허물을 말해주면서 도와 덕을 함께 닦을 수 있는 친구이다.

 

이런 친구는 없어서는 안 될 인생의 동반자이다. 친구와의 허물없는 대화는 삶의 활력소이자 영양분이다. 그래서 친구가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는 더욱 소중하다. 따라서 친한 친구일수록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존중해야 하며 함부로 행동하지 말고 서로를 존경하고 믿음으로써 우정을 키워가야 한다.

 

친구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생활이 서로 비슷해야지, 생활 수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너무 심하면 따뜻한 우정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한다. 가장 좋은 친구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면서 맑고 깨끗한 인연인 청연(淸緣)을 이어가는 밀우(密友)와 외우(畏友)라고 한다.

이런 친구를 두고 수어지교(水魚之交), 혹은 막역지교(幕逆之交)라고 한다.

 

조선의 천재이자 혁신가였던 허균(許筠)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져 있는 명나라의 사상가 이탁오(李卓吾)태워야 할 책이라는 뜻을 지닌 저서, 분서(焚書)에서 친구를 가르침을 잣대로 하여 여덟 종류로 구분했다. 먼저 길을 오가며 만난 친구는 시정지교(市井之敎)의 친구이고, 함께 어울려 노는 친구는 오유지교(遨遊之敎)의 친구이고, 밥과 술을 같이 즐기는 친구는 주식지교(酒食之敎)의 친구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는 좌담지교(座談之敎)의 친구이고, 글을 읽고 논하는 친구는 문묵지교(文墨之敎)의 친구이고, 내 몸처럼 가깝고 친한 친구는 골육지교(骨肉之敎)의 친구이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친구는 심담지교(心膽之敎)의 친구이고, 죽음까지 함께할 만한 친구는 생사지교(生死之敎)의 친구이다.

 

고대 유교 사회에서의 교우(交友) 개념은 친구를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고, 친구의 험담과 모략도 이해하는 성인군자 같은 사람이었다. 사기(史記)에 기록되어 있는 두터운 우정의 대명사인 관포지교(管鮑之交)가 그런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이 밖에도 교칠지교(膠漆之交), 금란지교(金蘭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 백아절현(伯牙絶絃), 지란지교(芝蘭之交), 막역지우(莫逆之友), 죽마고우(竹馬故友) 등도 모두 바람직한 친구 관계를 나타내는 고대의 사자성어들이다.

 

한편, 공자는 "익자삼우(益者三友) , 유익한 세 친구와 손자삼우(損者三友) , 해로운 세 친구가 있다"고 했다. 정직한 사람(友直), 헤아리고 살피는 사람(友諒), 견문이 많은 사람(友多聞)은 익사삼우(益者三友)이고, 반대로 아첨하는 사람(友便辟), 줏대가 없는 사람(友善柔), 겉으로 친한 척하고 성의가 없는 사람(友便佞)은 손자삼우(損者三友)라고 했다.

 

명리학(命理學)에서 친구는 비겁(比劫 혹은 比肩, 劫財) 괘에 속한다. 비견(比肩)은 사주의 주체인 일간(日干)과 음양(陰陽)이 같은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이고, 겁재(劫財)는 일간과 음양이 다른 오행이다. 같은 친구이지만 비견(比肩)은 나와 성향이 같고 지지해 주는 자이고, 반대로 겁재(劫財)는 같은 일을 두고 경쟁하면서 심지어 나에게 해가 되는 친구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속담이 있듯 친구는 그만큼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대는 그렇게 그대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친구를 몇이나 두고 있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다친(多親)을 둔 사람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마음이 통하는 심친(心親)을 둔 사람이라고 한다. , 언제 어디서든 나를 생각해주는 진실한 마음을 가진 친구를 곁에 둔 사람이라고 한다.

 

그대는 그런 심친(心親)을 몇이나 두고 있는가?

스산한 가을 바람이 깊어지니 심친(心親)이 더욱 그리워진다.

 

 

-손 영일 컬럼 


)

작성 2025.09.27 08:06 수정 2025.09.2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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