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25화 송골송골 땀 그리고 스마트폰!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디지털 시대의 쉼과 소통의 재정의

기술의 편리함이 준 단절감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찜질방에서 발견한 낯선 풍경

작년 어느 날,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찜질방을 찾았다. 오랜만의 나들이였기에 작은 설렘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아내와 번갈아 가며 찜질을 하기로 했다. 나는 먼저 5개의 찜질방을 순서대로 둘러보기로 했다. 게르마늄장작방(58℃)에 들어서자 편안히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손에는 모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찜질방이라면 땀을 빼며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곳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소금방(62℃), 황토참숯방(66℃), 맥섬석고온방(70℃)을 차례로 이동하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뜨거운 방 안에서조차 사람들은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얼음방(3℃)에 들어서자, 그곳에서도 스마트폰 화면 불빛만이 반짝였다.

 

변화한 휴식의 풍경과 기술의 그림자

나는 잠시 땀을 식히며 식혜를 마셨다. 과거 찜질방의 기억이 떠올랐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데 모여 수다를 나누거나, 눈을 감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던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그날 내 눈앞의 찜질방은 달랐다. 아빠, 엄마, 아이들이 나란히 앉아 있으면서도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보았다. 서로의 눈빛은 없었고, 웃음 대신 짧은 알림음과 영상 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기술이 만들어 낸 편리함과 즐거움은 분명하지만, 그 편리함이 오히려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음을 느꼈다.

 

디지털 시대의 쉼과 소통의 재정의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의 필수품이 되었다. 정보를 얻고, 관계를 유지하며, 여가를 즐기는 모든 순간에 함께한다. 그러나 모든 장소, 모든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우선이 되는 모습은 되려 삭막함을 남긴다. 찜질방은 원래 몸의 노폐물을 빼고 마음을 비우는 공간이었다. 가족, 친구와 나눈 대화 속에서 웃음과 정이 쌓이던 장소이기도 했다. 그 본질이 흐려지고 있음을 느끼며, “쉰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땀을 흘리는 순간만큼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쉬어야 하는데, 우리는 손 안의 작은 화면에 사로잡혀 여전히 정신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진정한 휴식은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혹시 나도 찜질방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같은 삭막한 풍경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사실 나 역시 일상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함께한다. 출근길, 업무 중, 잠들기 전, 심지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도 무심코 화면을 켜는 일이 많다. 그렇다면 진정한 휴식은 무엇일까?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을 느끼며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일까, 아니면 스마트폰 속 콘텐츠를 즐기며 잠시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는 것일까? 정답은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이 관계와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화면 너머의 대화와 땀의 의미

그날 나는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찜질의 즐거움을 되찾았다. 스마트폰 없이 나눈 몇 마디 대화와 웃음이 더 큰 힐링이었다. 기술의 편리함은 소중하다. 그러나 때로는 화면을 내려놓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시선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쉼일지 모른다. 송골송골 흐르는 땀방울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관계의 온기를 회복할 수 있다. 다음 번 찜질방에서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눈앞의 사람들과 온전히 그 순간을 나누고 싶다. 땀의 의미는 몸을 비우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잇는 데서 더욱 깊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작성 2025.09.25 18:05 수정 2025.09.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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