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5화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값비싼 경험이 주는 만족

소비와 경험의 본질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의 직관

5km 달리기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날, 아들의 어린이집 하원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수원으로 향했다. 기다리던 야구 직관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종 야구장을 찾곤 했지만, 그날은 설렘이 유독 컸다. 이유는 단 하나, 경기장 가장 가까운 자리를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예약에 실패해 멀리서 경기를 보곤 했다. 그럴 때마다 TV 중계 화면 속, 선수들 가까이에 앉아 환호하는 관중들이 부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운 좋게도 바로 앞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내내 가슴은 두근거렸다. 막상 자리에 앉아보니 왜 그 자리가 가장 인기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선수들이 바로 눈앞에서 뛰는 듯 보였고, 투수가 던지는 공의 속도와 타자가 스윙하는 순간의 박진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경기장 곳곳을 울리는 함성 역시 피부로 와닿았다. 멀리서 관람할 때와는 전혀 다른 스릴과 몰입감이었다.

 

값비싼 경험이 주는 만족

경기는 초반부터 연타석 홈런이 터지며 열기를 달궜다. 그러나 이후 점수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팀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경기 내용만 본다면 아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자리에서 느낀 생생한 현장감은 아쉬움을 덮고도 남았다. 선수들의 표정 하나, 배트가 공을 맞이하는 순간의 울림 하나가 온전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값이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구나.” 1만 5천 원을 내고 들어간 자리에서는 선수들이 멀리 있었다. 응원 열기는 즐거웠지만, 세부적인 장면을 포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6만 원을 내고 들어선 이번 자리는 달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장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중계 화면에 나의 모습이 잡히는 즐거움까지 더해졌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순간이었다.

 

소비와 경험의 본질

이 경험은 삶의 또 다른 단면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종종 ‘비싸다’라는 이유로 주저한다. 하지만 저렴한 것에는 저렴한 이유가 있고, 비싼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모든 선택에서 비싼 것을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때로는 용기를 내어 값진 선택을 했을 때,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 열린다. 그것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삶에 특별한 가치를 선사한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의 직관은 단순히 돈을 지불한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비싼 만큼 값어치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 순간이었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더 큰 비용이나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선택은 단순히 결과를 얻는 차원을 넘어, 내 삶의 경험을 깊고 풍성하게 만든다.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이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 앞에 서 있는가? 단순히 비용 때문에 주저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로는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 더 큰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선택이 주는 충만함은 오래도록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값어치는 가격표가 아니라 경험 속에 숨어 있다. 야구장 앞자리에서 느낀 전율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삶의 교훈이 되었다. 값비싼 선택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 안에서 특별한 경험과 값어치를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지불했는가가 아니라, 그 선택이 내 삶에 어떤 풍요로움을 남겼는가이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진리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09.15 19:12 수정 2025.09.1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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