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정유순] 산소(酸素) 이야기

▲ 정유순/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물은 액체의 형태로 눈에 보여 그나마 그 실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기는 보이지도 않고 맛도 없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숨을 쉴 때마다 콧속으로 무엇인가 들어오는 것 같아 분명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기분상의 차이겠지만 좋은 공기가 들어오면 기분이 상쾌하고 나쁜 공기가 들어오면 불쾌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물은 상태에 따라 우리가 선택하여 마실 수 있지만, 공기는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 현재 상태에서 주어진 여건대로 들어 마실 수밖에 없다. 물보다 더 중요한 게 공기이다.


공기 중에는 질소가 78%정도이고 산소가 20%정도 기타 수소 등 많은 물질이 혼합하여 공기 중에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산소는 물과 함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우리는 공기하면 바로 산소로 생각하곤 한다. 산소가 공기의 전부인 양 착각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것은 모든 생물은 산소가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소(酸素)는 식물들이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공기 중으로 배출한다. 식물들이 바로 산소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푸른 숲이 있는 곳에 가면 그래서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가 보다. 산소는 다른 물질과 화합하기를 매우 좋아한다. 산소 원자 하나(O)로는 매우 불안정하여 존재하기가 힘들어 최소한 산소 분자 두 개(O2)이상으로 결합하거나 다른 원소와 화합하여야 안정을 유지한다. (Fe)과 화합하면 쇠에 녹이 슬고 수소 분자 두 개(H2)와 화합하면 물(H2O)이 된다.

 

산소가 다른 물질과 화합하여 일어나는 작용을 산화(酸化)라고 하는데 쇠에 녹이 스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산소는 혼자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짝을 찾아 안정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산소의 활동은 아주 활발하다. 자기조정 능력이 아주 뛰어나기 때문에 어떠한 물질이든 찾아가서 자기의 분자량을 스스로 조절하면서까지 달라붙어 다른 물질로 변화 시킨다. 이렇게 변화된 물질에서 산소를 분리시켜 원래 상태의 물질로 전환시키는 것을 환원(還元)이라고 하는데, 산소는 틈만 생기면 산화시킨다.

 

산소가 부족하면 생물의 생명을 부지하기가 힘들지만, 필요이상으로 많으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산소분자가 세 개로 결합하면 오존(O3)이 되는데 성층권(成層圈)에 있을 때는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의 생명체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지만, 지구 표면 부근의 공기 중에 있을 때에는 인체에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며,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는 등 오염 물질이 되고, 산성이 강하여 살균·소독·표백 따위에 사용하는데 요즈음은 수돗물을 정수하는 과정에서 살균·소독제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H2O)의 경우도 산소 원자가 하나 더 추가하면 과산화수소(過酸化水素 H2O2)로 되는데 수용액을 만들어 산화제·표백제·소독제로 쓰기도 한다. 물이 다른 물질을 만나면 녹이려고 하는 성질은 물을 구성하고 있는 산소의 산화작용에 의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산소는 모든 생물의 조직세포가 신진대사(新陳代謝)를 할 때 꼭 필요한 물질이며 체내에 흡수된 여러 가지 영양소를 연소시켜 에너지로 전환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병으로 몸이 허약해지면 인공호흡기를 통하여 산소를 공급하여 병을 치료하는 이유도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산소의 공급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해지면 활성산소(活性酸素)로 변해 몸의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역효과가 발생한다. 산소는 원래 체내에 나쁜 이물질들이 들어오면 이것들과 결합하여 함께 소멸함으로써 몸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신체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체내에 산소가 증가하면 반대로 정상적인 세포조직을 저돌적으로 공격하여 세포막이나 DNA를 손상시켜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고, 면역체계를 약화(弱化)시키는 양면성을 가진다.

 

요즈음은 활성산소가 노화현상을 촉진 시킨다는 보고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과잉 산소를 소비하기 위해 자기 체질에 맞는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는가 하면,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비타민C 와 비타민E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자연계에는 그래도 산소가 많이 있어야 한다. 물에도 녹아 있는 산소<용존산소(溶存酸素)>가 많을수록 물은 더 좋은 물이 되고, 공기 중에도 산소가 많을수록 더 맑고 깨끗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공기도 도시와 산업이 발달하면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양에 따라 그 지역의 경제적 부()를 나타내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노력으로 사업장에서 나오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대형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열을 뿜어내고 자동차가 날로 증가하면서 열과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 탄화수소(HC) 등이 매연 속에 섞여 공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산소와 작용하여 오존 등 제2차 대기오염물질을 만들어 내고 있어 맑은 날에도 안개가 낀 것 같은 뿌연 하늘을 하고 있는데 이를 광학스모그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더운 여름 날씨에 기온이 올라가면 지역에 따라 오존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또 이러한 물질들이 공기 중에서 산소와 화학반응하면 산()이 되는데 비와 함께 내리면 산성비라고 하며, 산성비는 건물과 교량 및 구조물을 부식시키고, 토양과 삼림, 호소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나 눈으로 되어 땅으로 내려와 물이 되는 순환 관계로 아주 밀접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의 눈을 피해 해로운 물질을 불에 태워 하늘로 올려보내도 그 물질은 비나 눈과 섞여 다시 다 내려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세상 사는 일을 인과응보(因果應報)라 했던가. 모든 세상일이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을


▲인제군 서화천 풍경 (필자 정유순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瓦也 정유순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저서 <정유순의 세상걷기>, 

    <강 따라 물 따라>(신간) 등




작성 2025.09.02 19:32 수정 2025.09.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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