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인 일자리 원한다” 떠난 청년들, 돌아오지 않는 이유

청년 쉬었음 40만, 일 경험 있는 쉬었음 73.6% 통계 뒤에 숨은 진짜 이유

비위생적인 화장실·법적 근로조건 결여…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버티는 환경’

대기업 연봉 아니어도 좋아… 매일 다닐 수 있는 상식적 일터를 원해

대학내일이 전국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하한선’ 조사 결과,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높은 연봉이나 대기업 수준의 복지가 아닌, 기본적인 상식이 지켜지는 직장이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최소 조건 기업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세 곳의 직장을 거친 이모(31)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전향을 준비 중이다. 그는 “첫 직장을 다닐 때만 해도 더 나은 곳으로 이직하면 환경이 나아질 거라 믿었지만, 경험을 반복할수록 상황은 악화됐다”며 “이젠 직장에 기대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쉬었음’ 상태인 청년은 약 40만 명이며, 이 중 73.6%가 한 번 이상 직장 경험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이 말하는 ‘원하는 일자리’는 흔히 지적되는 것처럼 ‘눈만 높은’ 대기업 고연봉 자리가 아니었다.

“화장실·냉난방·휴게실”… 청년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조건

조사에서 청년들이 꼽은 직장의 최소 조건 1위는 청결한 화장실, 2위는 사내 식당·카페, 3위는 냉난방, 4위는 휴게실이었다. 남성은 휴게실, 여성은 화장실 환경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서모(33)씨는 “회사 화장실은 낡고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았다. 겨울에는 롱패딩을 입고 손난로를 쥔 채 근무했다”고 토로했다. 윤모(27)씨는 “남녀공용 화장실에 청소도 제대로 안 돼 악취가 심했고, 방광염에 걸린 적도 있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또 다른 청년은 “정수기 물조차 눈치 보며 마셔야 했다”며 기본적인 근로 환경 부재를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청년이 직장을 떠난 이유는 높은 기준 때문이 아니라, 일터에서조차 ‘상식’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쉬었음 청년 40만 중 73.6%는 일 경험이 있는 청년(출처: 통계청)

직장 경험 있는 청년 73.6%, “다시 돌아가기 두렵다”

직장 경험이 있는 청년 상당수는 단순히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가 아니라,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노동시장 복귀를 주저하고 있다.


김모(32)씨는 “대표의 인격모독성 발언에 내상을 입었고, 야근수당 미지급 등 불법도 많았지만 5인 이하 사업장이라 보호받기 어려웠다”며 “다음에는 최소한 법이 지켜지는 직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윤모(30)씨도 “여전히 폭언과 감정노동을 강요하는 상사가 많다”며 “이제는 직장 자체가 싫어졌다”고 털어놨다.


청년단체 ‘니트생활자’ 전성신 대표는 “청년들이 쉬는 이유는 일 자체를 못 해서가 아니라, 좋지 않은 경험이 반복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적 직장 경험 청년 인터뷰

청년들이 말하는 일자리 하한선은 ‘연봉보다 상식’

조사에 참여한 청년 200명은 △연봉 2823만 원 △통근시간 편도 63분 이내 △주 3.14회 이하 추가근무를 최소 조건으로 답했다. 그러나 단순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업무 환경의 ‘상식화’였다.


최모(29)씨는 “야근이 싫은 게 아니라 의미 없는 강제 잔업이 문제였다”며 “수당도 식대도 없는 상황에서 격주 토요일 근무까지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김모(28)씨는 “실수령 230만 원은 돼야 서울에서 생활하며 최소한 저축이 가능하다”며 미래 설계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제시했다.

청년 탓만 하는 현실, 기업의 눈높이는 더 높아졌다

구인배수 0.39,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는 39개뿐이다. 반면 기업 10곳 중 8곳은 “지원자 중 적합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력 충원에 실패했다고 답했다.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은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해도 면접조차 보기 어렵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만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년은 “쉬었음 청년 보도가 대부분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식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에서 시작하려는 이들도 많다”며 현실을 지적했다.


“정책은 단기 일자리 지원 아닌, 최소 기준 보장해야”

전문가들은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이 장기 근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많은 청년은 첫 직장에서의 부정적 경험 때문에 다시 취업하지 않는 것”이라며 “임금뿐 아니라 안전한 근로 환경, 합리적인 근무시간, 기본 복지 등 ‘일자리의 하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내일 소개


‘We’ve got an answer.’ 대학내일은 답을 찾아내는 종합 마케팅 에이전시다. 시대 변화의 흐름과 맥락을 정확하게 읽고 브랜드도 몰랐던 진짜 문제를 정의한다. 진짜 문제에 집중해 브랜드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고, 숨겨진 인사이트 발굴부터 솔루션 실행까지 직접 완성한다.


웹사이트: https://corp.univ.me/Home

작성 2025.08.26 13:08 수정 2025.08.2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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