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 도토리묵 이야기 2

 

 

   도토리묵 이야기 2

 

 

“이 맛이 아니야.”

진이할머니는 도토리묵을 한 입 베어 먹어보곤 젓가락을 놓아버렸어요. 

 

진이는 실망스러웠어요. 

 

“할머니, 다른 묵으로 사올까요?”

 

“아니다. 늙은 할미가 우리 강아지 고생만 시키고 있구나.”

 

진이는 할머니께서 괜찮다고 했지만 꼭 옛날 도토리묵을 할머니께 드리고 싶었어요. 

 

진이는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밖으로 나왔어요. 

문이 열리자 꽃밭에 있던 나비들이 다 같이 날개를 파닥거리며 진이를 바라보았어요. 

옛날 같으면 꽃밭과 텃밭을 가꾼다고 분주히 움직이실 할머니가 며칠째 밖에 나오지 않아 모두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노랑나비가 진이 쪽으로 날아갔어요. 

예쁜 노랑나비가 날아오자 진이는 노랑나비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노랑나비야, 안녕?”

 

진이가 먼저 인사를 했어요.  

 

“왜 그렇게 시무룩하게 있니?”  

 

노랑나비가 물었어요. 

 

진이는 노랑나비의 화려한 날갯짓을 바라보며 대답했어요. 

 

“응, 도토리나무 열매가 꼭 필요해서야.”

 

노랑나비는 ‘아직 열매가 나오려면 멀었는데’ 라고 생각하며 다시 물었어요.  

 

 

“왜 도토리나무 열매가 필요한데?”

 

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울음 섞인 소리로 대답했어요. 

 

“응, 할머니께서 아프신데 옛날 도토리묵이 드시고 싶데.”

 

노랑나비는 날개를 살랑거리며 중얼 거렸어요. 

‘아, 도토리가 열리려면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

 

노랑나비는 어떻게든 진이와 할머니를 꼭 도와주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노랑나비는 다른 나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맘먹고, 간절하게 있는 힘을 다하여 나비춤을 추었어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하나, 둘, 나비들이 모여들었어요. 

노랑나비는 진이의 사정을 나비들에게 얘기해 주었어요. 

모인 나비들이 말했어요. 

 

“착한 마음을 가진 진이와 할머니를 도와주자.”

 

나비들은 모두 입을 맞추어 힘을 보태겠다고 날갯짓을 했어요. 

나비들은 다람쥐들에게 도토리를 부탁하기로 하고 흩어졌어요.

 

노랑나비는 산마루를 향해 쪼르륵 쪼르륵 다람쥐 한 마리가 달려가는 걸 보았어요.

 

‘그래, 저 다람쥐에게 부탁해보자.’

노랑나비는 다람쥐에게 말을 걸었어요.  

 

 

“다람쥐야, 진이가 할머니를 위해서 도토리가 필요한데 도토리를 좀 나눠줄 수 있겠니?”

 

다람쥐는 노랑나비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어요.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8.19 09:04 수정 2025.08.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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