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감각이 먼저다… 시기샘이 말하는 치료의 순서”

감각의 문을 여는 순간, 아이의 반응이 달라졌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부모의 역할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감통치료 집중 탐구

 


 

[놀이심리발달신문] “말보다 감각이 먼저다… 시기샘이 말하는 치료의 순서” Ⓒ 홍수진 기자

“언어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은 감각입니다.”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 감각통합치료사 시기샘은 그렇게 말했다. 언어로 소통이 어려운 자폐 유아에게 치료의 시작은 ‘말’이 아니라 ‘감각’에서 출발한다. 어떤 장난감에 손을 뻗는지,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 어떤 자극에 몸을 움츠리는지—그 모든 것이 아이의 언어다. 많은 부모가 말이 느린 것을 문제로 보지만, 사실 그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감각의 흐름이다. 말보다 감각이 먼저인 이유, 그리고 그 흐름을 열기 위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시기샘을 만났다.

 

외부 자극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반응하도록 돕는 감각통합치료 

 

인간은 시각, 청각, 촉각, 고유수용감각, 전정감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조절한다. 자폐 유아의 경우 이러한 감각정보를 정리하고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적절한 자극에도 과잉 반응하거나 반대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각통합치료는 이러한 감각처리 문제를 조절하고, 아동이 세상과 보다 안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 접근이다. 특히 말보다 감각 반응이 우선인 자폐 유아에게 이 치료는 초기 개입의 가장 핵심적인 수단으로 자리잡는다.

 

시기샘과의 인터뷰 

 

2025년 8월 6일 오후 3시, 인천 검단 신도시에 위치한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 감각통합치료실에서는 내부 인터뷰 형식으로 감통치료사 시기샘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자폐 유아 치료에서 감각통합치료가 왜 중요한지, 부모가 놓치기 쉬운 치료 시점과 반응 포착에 대한 실무자의 경험을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센터의 감각통합 전용 공간에서 실제 치료에 사용되는 교구들 사이로 진행된 이 대화는 이론보다는 실천 중심의 경험 공유에 초점을 맞췄다. 시기샘은 인터뷰 내내 치료의 핵심은 ‘감각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녀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자폐 유아 치료의 현실적 접근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감각의 문을 여는 순간, 아이의 반응이 달라졌다
 

“처음엔 아무 반응도 없었어요. 그런데 3주째 되는 날, 아이가 흔들말에 올라탔고, 그 순간 눈이 반짝였죠.” 시기샘이 기억하는 한 자폐 유아의 반응이다. 이 아이는 이전까지 그 어떤 장난감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촉각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한 상태였다. 하지만 전정감각을 자극하는 놀이기구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면서 아이의 신체 균형 반응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촉각 자극에도 점차 반응을 보였고, 치료사와의 눈 맞춤 시도도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감각 통합의 방향성과 전략이 담긴 치료였다. 시기샘은 “감각은 반응의 출발점이고, 치료사는 그 문을 여는 열쇠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부모의 역할


시기샘은 자폐 유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시기’를 꼽는다. 진단 직후, 아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작은 신호들이 감각으로 표현되기 시작할 때,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는 ‘조금 더 기다려보자’, ‘아직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개입을 미루고,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 시기샘은 “감각통합치료는 아이가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첫 관문”이라며, 조기 개입은 단지 빠른 시작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시작이라고 말한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부모가 보이는 태도는 아동의 반응에도 직결되므로, 치료사만큼이나 부모의 인내와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의 감통치료 집중 탐구


감각통합치료는 자폐 유아가 세상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신경 발달을 돕는다. 치료를 꾸준히 받은 아동들은 먼저 신체 자극에 대한 수용 범위가 넓어지고, 이후에는 주의 집중력과 안정된 정서 반응이 동반된다. 시기샘은 “감각 자극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의 몸을 인식하고 통제하기 시작하면, 언어와 사회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감각반응이 안정되면 식사, 수면, 대소변 훈련과 같은 일상생활 영역에서도 눈에 띄는 진전이 나타난다. 치료의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세상에 적응할 준비’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감각통합치료는 자폐 유아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말보다 먼저 아이의 세계를 여는 감각통합치료 

 

2025년 3월 해오름한방병원 심리발달센터 최우수 치료사로 선정된 시기샘은, 자폐유아의 치료는 ‘언제 시작하느냐’보다 ‘무엇으로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시작이 바로 감각이다. 작은 자극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던 아이들이 감각을 통합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녀는 수많은 기적을 목격해왔다. 시기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아이는 자기 속도로 반응합니다. 중요한 건 부모와 치료사가 그 속도를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감각통합치료는 자폐유아를 향한 세심한 배려이자, 가장 먼저 열어야 할 치료의 문이다. 해오름한방병원은 그 문을 두드리는 부모와 아이의 여정을 묵묵히 함께하고 있다.
 

작성 2025.08.07 19:55 수정 2025.08.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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