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사득환] 기후위기 시대, ‘자연형’ 물관리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득환/한국공공정책신문 논설위원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지역에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면서 물관리 시스템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기존의 콘크리트 중심, 공학적 통제방식의 물관리로는 더 이상 자연의 흐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방식의 자연형물관리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이다.

 

자연형 물관리는 하천을 직선화하거나 댐을 통해 물을 가두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과 생태를 최대한 복원하면서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적 사회 기반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새정부는 4대강 보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거나 상시적으로 개방해 강의 흐름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수질개선과 생태계 회복,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자연형 물관리정책, 재자연화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방향은 바뀌었는가

2009년부터 추진된 4대강 정비사업은 당시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물관리 프로젝트였다. 수십 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이었지만, 결과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4대강은 일시적으로 정비됐지만, 오히려 생태계 훼손과 수질악화, 유속 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후 정부는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생태하천 복원사업' 등을 추진하며 방향전환을 시도하였다. 청계천 복원사례는 도시 생태계 회복의 모범으로 평가받았고, 일부 지자체는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통해 빗물 순환과 도시 열섬 저감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아직 전체 물관리 체계의 일부에 머물러 있다. 전국적인 물관리체계 전환으로 확장되기엔 인식과 제도적 기반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자연형 물관리는 도심지에도 시급히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폭우로 인한 도시 침수, 열섬현상, 지하수 고갈 문제는 표면적인 상하수도 확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투수성 포장, 우수 저류지 조성, 옥상 녹화와 같은 저영향개발 시설이 확대되어야 하며,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를 반영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농촌이나 외곽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중요한 식수원이지만, 무분별한 취수와 오염으로 수위 저하와 수질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자연형 물관리가 해답이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는 물의 양뿐 아니라 흐름과 시기도 바꾸고 있다. 평균 강수량이 아닌 극한 강우와 가뭄을 전제로 한 물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은 이러한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연 기반 해법은 2008년부터 국제적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 물 안보의 핵심수단으로써 인식되고 있다. 습지복원, 하천 범람원 조성, 자연 제방 확대 등은 단지 환경보존을 넘어 홍수조절과 생태회복,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새정부의 재자연화정책이 성공하려면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서는 통합물관리 체계와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현재와 같은 기관별, 행정구역별 물관리체계로는 통합물관리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유역물관리청과 같은 통합적 기관의 설치와 함께 유역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민참여와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다. 과거 정부의 4대강 정책이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유는 실행을 뒷받침할 주민수용성과 사회적 공감대 부족에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새정부의 재자연화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민과 지역사회가 정책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맞춤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갈등을 최소화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연계된 물관리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6.5.1에 대한 우리나라의 평가에서도 제도적 기반은 높게 평가됐지만, 지방정부의 실행 역량과 시민사회 참여 부족은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기후위기 시대의 물관리정책은 단순한 환경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를 정립하는 핵심전략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물 관련 인프라, 기술, 법제도 측면에서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이제는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연형 물관리는 자연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전제로 한 개념이며, 물이 스스로 순환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인간이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은 스스로 길을 내며 흘러간다. 물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빌려 쓰는 자연의 자산이다. 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기에 강과 하천은 자연과 인간을 잇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잘못 건드려 놓으면 물은 재앙으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댐과 하천공사는 물에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택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을 대하는 관점의 변화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물관리, 그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사득환 / 행정학박사

경동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한국공공ESG학회 회장

물정책경제포럼 위원장

서울특별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작성 2025.07.21 23:48 수정 2025.07.21 23:49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공공정책신문 / 등록기자: 김유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좋은사람 #행복나눔 #사랑나눔..
AI 매칭엔진 도입 2026 충청권 ICT 취업박람회 개최
국회 조형물 거장 정보원 작가, 50년 베일 벗는다...성북서 역대급 전..
반도체 끝났다고? 모건스탠리가 폭로한 하반기 주식 대이동 시그널
'제2회 전국 우리소리 경창대회' 종로에서 화려한 개막
자연의 모든 것이 대립과 조화로 움직인다고 보았기때문. 짝수는 균형과 안..
보양식을 먹어야 하는 날~。#jejuolletrail #ssicho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경작 사후조사 착수 | 부동산 투기 철퇴 ..
단 하나의 빛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선한영향력 #CCBS #칭찬위원연합회..
당 고종이 신라를 공격하려 한다는 군사정보를 신라 문무왕에게 급히 알리..
허동보의 일히일비(19) - 가려 먹는다고 큰 일이 나진 않아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사랑이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순간 #사랑나눔축제 #칭찬위원연합회 #사랑으..
매듭은 지었지만, 자리는 지킵니다 | 계약해제 수용하라, 현대건설 결단하..
결단이 곧 계약해제 수용입니다 | 현대건설 결단하라, 계약해제 수용하라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ssicho
광교신도시 A17블록 지분적립형 아파트 청년·신생아 특별공급 전격 신설
칭찬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칭찬합시다 #사랑나눔축제 #칭..
카보베르데의 꿈! 인구60만, 작은섬나라!
창덕궁 후뭔에 있는 관람정, 존덕정이나 승재정 방향에서 보면 두 발로 물..
반야탕(般若湯)。낙조가 아름다운 도비산에서 바라보는 천수만, 오랫만에 올..
2026 용인 생활관광 미션투어 스탬프 투어: 여행하고 온누리상품권·투어..
좋은 사람 한 명이 세상을 바꿉니다 #사랑나눔축제 #선한영향력 #칭찬위원..
현대차그룹, 영남에 42조 폭탄 투하 AI 모빌리티 우주 에너지 선점 나..
삼성, 60조 폭탄투자로 영남을 '피지컬 AI 거점' 삼아 20만 일자리..
한화, 우주·AI에 55조 격전적 투자…대한민국 천상 영토 개척 신호탄
유튜브 NEWS 더보기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

캔바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l Canva 팝업 행사 디자인 과정 공개

내면의 깊은 성찰과 거룩한 감사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7)